영화 - 미쓰 루시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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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미쓰 루시힐
  • 이경철
  • 승인 2009.04.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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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루시힐"은 도시의 커리어 우먼이 깡촌에 파견돼 마을 사람들과 얽혀 좌충우돌하는 에피소드를 담은 코미디다.

마이애미의 대형 제과업체 본사에서 일하는 루시 힐(러네이 젤위거)은 잘 나가는 직장 여성이다. 미네소타의 작은 도시 뉴 얼름에 있는 공장은 생산성 부진으로 본사의 골칫거리이고, 루시는 공장 자동화 계획과 구조조정을 처리하는 관리자로 파견된다.

루시는 마이애미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혹한과 호수가 얼면 일과를 내팽개치고 얼음낚시를 하러 가는 마을 사람들에게 영 적응하지 못하고, 노조 위원장 테드(해리 코닉 주니어)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가 사이가 틀어지면서 고난의 시간을 겪는다.

"미쓰 루시힐"의 최대 볼거리는 주연 배우 자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로 코미디 여왕의 반열에 오른 젤위거는 몸매를 완전히 가다듬고 종종걸음으로 스크린을 누빈다.

얇은 옷차림에 눈발 섞인 칼바람을 맞거나 실수로 "노 브라" 차림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는 등 당황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호들갑을 떨면서 속사포 같은 대사를 쏟아내는 젤위거에게서 브리짓 존스의 모습을 그대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전체를 보면, 제작진이 주연 배우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느라 이야기에 두터운 살을 붙이고 흥미롭게 이어나가는 데는 크게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느낌이다.

화려하게 살던 도시 여자가 텃세를 부리는 시골 사람들과 충돌해 벌어지는 이야기나 마을 사람들 중 한 명인 "터프 가이"와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가운데 어느 한 쪽에도 무게가 제대로 실리지 못했다.

사건을 벌이고 마무리하기까지 무난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기는 하지만 아기자기한 재미를 줘야 할 만남-갈등-화해의 과정을 밋밋하게 따라간 정도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코미디나 로맨틱 코미디의 소박한 재미는 부족해졌고, 대신 주인공이 꽝 넘어지거나 시끄럽게 물건을 내던지는 "몸 개그" 장면들만 간혹 웃음을 안길 뿐이다.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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