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보이 걸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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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보이 걸 씽
  • 이경철
  • 승인 2009.03.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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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사미라 암스트롱)과 우디(케빈 지거스)는 옆집에 살고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지만 성격은 하늘과 땅 차이다. 넬은 셰익스피어와 문학을 사랑하는 모범생으로 예일대 입학 면접을 앞두고 있고 우디는 공부와는 담을 쌓고 여자와 운동에 몰두하는 풋볼 선수다.

넬과 우디가 박물관에서 말다툼한 뒤 알 수 없는 주문에 걸려 둘의 몸이 뒤바뀌게 된다. 앙숙의 삶을 살게 된 둘은 처음에는 계속 다투느라 서로의 생활을 망치는 데 매진하지만 서서히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미국 "보이 걸 씽"은 또 하나의 "체인지"류 영화다. "체인지", "핫칙", "프리키 프라이데이", "신석기 블루스" 등 전혀 다른 환경에 놓인 두 사람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들은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이런 영화들은 두 사람의 몸이 바뀐 이유나 당위성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느닷없이 엉뚱한 상황에 빠져 몸부림치는 해프닝이 얼마나 웃기느냐, 언제쯤 주인공들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정한 삶을 찾아 나가느냐에 집중한다.

"보이 걸 씽" 역시 마찬가지인데, 여기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모범적인 여학생의 탈을 쓴 풋볼 선수는 섹시한 차림으로 등교하거나 선생님의 질문에 아무렇게나 답변해 모범생을 골탕먹이고 열 받은 모범생은 풋볼 선수의 여자친구와 헤어져 버린다. 고양이와 개처럼 으르렁대며 싸우다가 점점 미운 정이 들어가는 것.

그러나 캐릭터 설정부터 갈등을 빚다가 푸는 과정까지 이미 1990년대 하이틴 로맨스물에서 한 번쯤은 봤음 직한 모습이라 신선한 감흥을 주지는 못한다. 풋볼 경기와 치어리더, 홈커밍 파티 등 전형적인 미국 학교 모습을 활용해 미국 청춘 학원물의 느낌이 물씬 난다. 남녀 주인공의 운명 같은 인연을 영화 내내 끈질기게 설명했지만 뻔한 에피소드들 탓에 해피엔딩은 작위적으로 보인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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