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다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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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다우트
  • 이경철
  • 승인 2009.02.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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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들이 운영하는 한 가톨릭 학교. 흑인 남학생 한 명이 수업 중 한 신부에게서 호출을 받고 사제관으로 간다. 이 신부는 그 남학생에게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사람이다.

학생은 신부와 면담을 하고 교실로 돌아왔지만 왠지 행동이 평소와 달라 보인다. 어떻게 다른지는 딱히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교실에 멍하게 엎드려 있던 이 학생에게 가까이 가 보니 입에서 술 냄새까지 난다.

신부는 도대체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한 것일까? 이때, 누군가가 "신부가 아이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것 같다"는 추측을 들려준다면 그의 말을 믿어야 할까?
신부의 변명이 이어지고 반대로 신부를 의심하는 주장도 계속된다. 진실은? 바로 의심과 확신 사이 어딘가에 있다.

12일 개봉하는 영화 "다우트"(Doubt)는 의심과 확신에 대한 철학적인 성찰을 담고 있다.

철학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영화가 지루한 것은 아니다. 진실을 사이에 둔 공방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가톨릭 학교라는 닫힌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그 속에 날카로운 대사와 꼼꼼하게 계산된 설정을 쏟아놓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믿음"과 "불신" 사이의 딜레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제공한다.

아이와 신부의 관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완고하고 보수적인 알로이시스 수녀(메릴 스트립)며 의심을 받는 신부는 활기차고 진보적인 플립 신부(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다.

공방이 어느 한 쪽 치우치지 않고 팽팽하게 진행되는 까닭에 관객들은 영화 속 신참 교사인 제임스 수녀(에이미 애덤스)처럼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양측을 바라볼 수 있다.

가볍지 않은 주제임에도 영화가 관객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덕도 크다.

고집센 수녀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의 연기도 좋지만, 불신에 맞서는 플린 신부 역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연기 역시 숨 막힐 정도로 적확하다.

원작은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던 동명의 연극이다. 국내에서는 2006년 연극 무대에 올려져 알로이시스 수녀역을 맡은 김혜자 씨의 열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주로 각본가로 활동해 "문 스트럭"(1987년) 등으로 명성을 얻었던 존 패트릭 샌리가 각본과 연출을 함께 맡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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