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거대 빙산, 빙하와 충돌 않고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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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거대 빙산, 빙하와 충돌 않고 좌초
  • 윤종원
  • 승인 2005.01.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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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지 등에 더 큰 문제 야기
남극해를 떠다니는 거대 빙산 B15-A가 남극 빙하와 충돌하기 직전 좌초한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남극 과학 기지들과 펭귄의 서식지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20일 밝혔다.

전문가들은 길이 160㎞, 면적 3천100㎢의 거대한 빙산 B15-A가 지난 15일경 미국 맥머도 연구기지 부근에 있는 길이 100㎞의 거대한 드리갈스키 빙설(氷舌)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었으나 뉴질랜드 과학기지의 딘 피터슨 소장은 20일 빙산이 이 빙설로부터 약5㎞ 떨어진 지점에서 좌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B15-A가 얕은 두 지점 사이에 끼여 들었다..지난 1주일 사이에 조금도 근접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빙산은 현재 앞뒤로 흔들흔들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드리갈스키 빙설에 부딪칠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좌초한 B15-A 빙산은 여름철에 맥머도 해협의 유빙들을 잘게 부수는 바람과 파도를 막아 얼음이 쌓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빙산과 뒤에 쌓인 유빙은 맥머도 해협 인근에 있는 미국의 맥머도 기지와 뉴질랜드의 스콧 기지, 이탈리아의 테라노바 기지에 연료와 식량을 싣고 도착할 선박들의 항로를 가로막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들 기지의 보급품이 당장 바닥날 위험은 없으며 얼음 사이에 항로를 뚫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빙산은 과학기지 외에 수만 마리에 이르는 아델레 펭귄들의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 펭귄 새끼들은 부모가 175㎞나 되는 먼 바다까지 나가 먹이를 얻어와야 할 상황에 이르러 굶어죽을 위기를 맞게 됐다.

피터슨 소장은 이 빙산이 스스로 부서지거나 남극해의 폭풍으로 부서지지는 않을 것이며 곳에 따라 5m 두께로 얼어있는 바다를 더욱더 막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빙산이 빙하와 충돌하면 그 충격으로 빙산이 해안에서 멀어져 먼 바다로 흘러 가고 선박 항로가 뚫릴 것으로 예상해 왔었다.

피터슨 소장은 두 거대한 얼음이 충돌하는 것은 "마치 슬로모션 영화처럼" 진행돼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며 "빙산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해도 속도는 하루 1.6㎞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이처럼 거대한 빙산들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빙산이 결국 빙하와 충돌할지, 아니면 떨어져 나갈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며 빙산이 20년 동안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고 이런 규모의 빙산은 고유의 날씨 패턴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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