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트러진 침대가 건강에 더 좋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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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침대가 건강에 더 좋을 지도
  • 윤종원
  • 승인 2005.01.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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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이부자리를 말끔히 정돈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과학자들은 흐트러진 침대 시트가 보기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진드기의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결국 사람에게는 이로울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BBC 인터넷 판이 18일 보도했다.

킹스턴 대학의 스티븐 프렛러브 박사는 흐트러진 침대 시트를 개키지 않고 놓아두면 공기가 잘 통해 진드기가 살기 어려운 건조한 환경이 만들어지지만 반대로 잘 정돈한다고 꼭 싸서 덮어 놓으면 사람의 땀 등으로 축축해진 시트와 매트리스의 습기가 그대로 유지돼 진드기의 천국이 된다고 설명했다.

몸길이가 1㎜도 안 되는 진드기는 침대 한 개당 150만 마리까지 서식하면서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져 나오는 각질 부스러기를 먹고 사는데 사람은 자면서 진드기가 분비하는 알레르겐(알레르기 유발물질)을 들이 마셔 천식 등 각종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게 된다.

프렛러브 박사는 "진드기들은 몸 밖에 나와 있는 작은 선(腺)을 이용해 공기중의 수분을 빨아 들여야만 살 수 있다. 낮동안 침대를 흐트러진 채로 놓아두면 시트와 매트리스의 수분이 없어져 진드기가 탈수증을 일으켜 죽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안 환경 변화가 침대 진드기 수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는 컴퓨터 모델을 개발했다면서 난방이나 환기, 단열 등 건축 요소를 바꿔 봄으로써 진드기의 서식 행태를 관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결과 진드기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집안 환경 조성이 이루어진다면 영국에서 진드기로 인한 질병 치료에 들어가는 연간 7억파운드(약 1조4천억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회의 앤드루 워들로 박사는 "진드기는 천식과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인이므로 진드기가 밀집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그러나 대부분의 영국 가정들은 이부자리 외의 환경에 습기가 많기 때문에 침대 하나 개키지 않고 놓아둔다 해서 전체적인 습도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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