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적십자사 혈액관리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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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적십자사 혈액관리 부실 논란
  • 이경철
  • 승인 2008.07.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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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혈액 공급기관인 미국 적십자사가 지난 15년간 부실한 혈액관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법원의 명령과 통제를 받고 있으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미 적십자사는 2003년 이후 벌금 2천100만달러를 부과받았고 혈액 공급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규정된 절차를 지키겠다고 수차례 약속했지만 여전히 부실한 상태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적십자사 간부에 따르면 혈액관리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드러나자 미 식품의약국(FDA) 감독관이 지난 1월 적십자사 이사회에 처음으로 참석, 법원의 개선 명령을 계속 지키지 못하면 형사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에 이르렀다.

적십자사 전직 간부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10년 전 단행했던 것처럼 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사업 부문을 재난구호 등 나머지 사업 부문 등과 분리해 운영하자는 제안까지 내놓고 있다.

적십자사가 안고 있는 혈액관리상의 문제점으로는 10여가지가 언급되고 있다. 혈액기증자를 제대로 검진하지 못해 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 주사 바늘을 꽂기 전 약을 부위에 충분히 바르지 않는 실수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매독에 대한 검사가 부실하고 불량 혈액을 폐기하지 않는 사례 등도 부실관리 유형에 포함돼 있으며 이런 잘못이나 실수 때문에 수혈자들이 매독이나 말라리아, 간염 등 질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

적십자사는 더욱이 혈액 관리상의 오류가 낳은 결과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아 수혈자들이 피해를 당했는지 여부에 대한 신뢰할만한 기록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미국내 혈액 공급량의 43%를 담당하고 있는 적십자사는 품질관리상의 문제점을 시인하고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확인된 문제점들이 가장 심각한 범주의 위반 행위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에이즈바이러스, B형간염 검사 등의 업무를 잘 수행했고, 통상 적십자사 혈액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혈액기증자에 대한 진단, 혈액수집 규정 준수 등에서 문제점이 남아 있고 이는 수혈 과정이 위험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FDA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2006년 12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적십자사는 "문제가 있다"고 확인된 혈액생성물 200개 이상을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사람들은 적십자사를 재난구호 활동을 벌이는 보편적인 기관으로 알고 있지만 재난구호 사업은 연간 4억-5억달러가 드는데 반해 혈액 관리는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21억달러의 수익을 낳은 큰 사업 부문이다.

FDA의 한 간부는 "혈액 사업은 공공 보건 인프라의 중요한 부문"이라며 "많은 직원들을 훈련시키고 제대로 감독하는게 어려운 일인줄 알지만 제대로 해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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