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기형 영유아 체내 환경호르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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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기형 영유아 체내 환경호르몬 높다
  • 이경철
  • 승인 2008.04.0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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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컷 동물의 생식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돼온 환경호르몬 성분이 성기 기형을 가진 영유아에게서도 높게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립독성과학원은 연세대의대 소아비뇨기 교수에게 의뢰해 선천성 성기기형 영유아 33명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성분들을 측정한 결과 플라스틱가소제 DBP의 체내 대사성분인 MBP가 정상 영유아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요도 기형의 일종인 요도하열로 서울지역 비뇨기과를 찾은 영유아 33명과 정상 요도를 가진 영유아 46명을 대상으로 혈액에서 각종 프탈레이트의 농도를 측정했다.

검사 결과 일반 영유아에서 DBP의 대사체인 MBP 농도가 평균 184.81ng/㎖인데 비해 요도하열 영유아에서는 평균 264.19ng/㎖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높게 나타났다.

디부틸프탈레이트(DBP)는 플라스틱을 잘 휘게 하는 가소제로 쓰이며 일반인들도 일상 생활에서 쉽게 노출되는 프탈레이트의 일종이다. DBP에 고용량으로 노출된 동물에서는 비뇨기 기형 및 생식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인체에 대한 영향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비뇨기 기형과 체내 DBP 대사체 농도 사이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예상된다.

식약청은 식품용 기구 및 용기포장에 생식기 기형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DEHP 사용을 금지했으며 화장품에서도 DEHP 및 DBP를 배합금지 원료로 지정한 바 있다. 단, DBP는 여전히 플라스틱 가소제로 사용할 수 있다.

각종 프탈레이트 성분이 금지된 이후에도 여전히 인체에서 검출되는 이유는 그동안 산업용이나 일상용품, 공산품으로 널리 사용돼 환경 중에 남아 있다가 식품을 오염시키고 다시 인체에 흡수됐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독성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만으로 프탈레이트가 비뇨기 기형을 유발했다고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며 "앞으로 프탈레이트 성분과 특정 질환과의 인과관계에 대한 역학조사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25세 미혼 남성 100명을 대상으로 정자운동성을 조사한 결과 59.54%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50%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3-2006년 동안 47.39-49.53%를 나타낸 데 비해 높아진 것이다. 독성과학원은 정자 수와 운동성 등에 대한 장기적 변화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관찰을 계속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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