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사 원장 고대에 30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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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사 원장 고대에 30억 기부
  • 박현
  • 승인 2008.02.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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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대에게 하버드대학 수준의 선진 교육환경 물려주고파

의료계의 경영난이 고조되는 환경에서 개원가 병원장이 30억원의 재산을 모교에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여성전문병원을 개원하고 있으며 현재 고대의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유광사 원장(67세, 고대의대 63학번)은 2월4일 고려대학교 총장실에서 이기수 총장, 오동주 의무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부금 전달식을 갖고 30억원의 재산을 고려대학교에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30억이라는 거액을 쾌척한 데도 의미가 있지만 주식 등의 금융상품이 아닌 직접 자신의 손으로 평생 환자를 진료하며 모은 30억의 개인재산을 기부한 것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하겠다.

“아들, 딸들도 둘 다 의사로 아버지와 같은 의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충분히 가르쳐준 셈이고 아버지로서 어떻게 돈을 모으는 지 보다 돈을 어떻게 잘 쓰는 지를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이 사회는 많이 가진 사람이나 적게 가진 사람이나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야 하는 데 조금이나마 성공해 더 가진 사람이 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죠.”

67세의 나이에도 출근할 환자들을 위해 8시부터 진료를 시작하는 유광사 원장은 ‘좀 더 가진 사람들이 더 나눔과 사회환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강서구 장학회 이사장, 고대의대 교우장학회 회장 등을 통해 장학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불우이웃 돕기에 있어서도 남다른 실천을 보여왔다.

“치료비가 없는 환자에게 장부를 남기고 ‘다음에 갚으세요.’ 하면 불편하고 부담되어 어차피 멀어지게 됩니다. 아예 ‘돈 걱정마시고 빨리 나으세요.’하는 게 환자도 빨리 낫고 서로 신뢰와 인연이 이어진다.”는 유 원장은 지역사회의 불우환자 치료비 감액이나 지역의료봉사 등으로 이웃돕기를 실천해오고 있다.

꾸준히 장학사업 등을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온 유 원장은 최근 아들이 유학중인 하버드의대를 방문하고 사회환원의 방법과 규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유 원장은 “아쉬운 이야기지만 이 나이까지 의사로서 환자와 진료약속을 비울 수 없어 해외를 많이 못나가 봤습니다. 아버지와 같은 동문으로 고대의대를 졸업하고 산부인과 의사가 된 아들을 하버드대에 유학 보내고 나서야 최근에 미국도 처음 가봤는 데 하버드의대를 가보고 그 많은 건물과 시설이 다 독지가들의 기부로 지어진 것을 보고 이번 기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고 이번 기부의 계기를 설명했다.

하버드의대가 갖고 있는 훌륭한 교육환경이 세계적인 의사, 과학자가 배출되는 토양이라 생각한 유 원장은 장학금 지급, 불우이웃 돕기도 필요하지만 근본적 교육환경을 업그레이드시켜 후배들이 훌륭한 의사로 훈육되어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보다 생산적 가치를 재창출하는 의과대학에 기부하기로 결심하게 됐다.

“모교에서 대학건물을 짓는 데 많은 건축비가 든다는 말을 듣고 많이 발전한 모교지만 하버드대학 수준의 교육환경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기부금이 커서 가족과 상의했더니 다행히 자식들과 아내도 어렵게 번 돈을 기부를 통해 미래를 위한 교육에 투자하는 거라 찬성해줘서 고맙고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부에 대한 사회의 편견이 있어 ‘돈이 많으니 저런다’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주변의 구설에 휘말리기도 하는 등 좋은 뜻에서 어렵게 기부를 결정한 사람들이 오히려 좋은 일을 하고도 가시방석처럼 불편한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아 조용히 몰래 기부하고 싶었는 데 이렇게 알려져 버렸다.”고 유 원장은 아쉬워 했다.

장학사업과 불우이웃 돕기 등 아낌없는 나눔과 봉사를 통해 부(富)의 사회환원에 노력해온 유광사 원장은 기부문화에 대해 아쉬움도 토로하기도 했다.

유 원장은 “누가 알아주길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기부가 백안시되지 않고 자꾸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 학교와 사회에 기부문화가 뻗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혜택을 본 후세대가 잘 성장하고 성공해 다시 사회에 재환원을 하는 기부와 나눔의 선순환이 우리사회에도 뿌리내리기를 바란다는 유 원장은 “돈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보다 더 돈에 집착하는 경우도 많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회적 풍토 탓에 좋은 일을 하고 싶어도 주저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한 유 원장은 “그들도 어렵게 모은 재산이기에 타인에게 기부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이니 선진국 수준의 기부문화는 아니더라도 좋은 일 하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독려해 보다 많은 기부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우리사회를 위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학교 오동주 의무부총장은 “평소에도 장학사업에 적극적이시고 이미 모교 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하시는 등 나눔과 사회환원에 앞장 서오신 분께서 또 이렇게 큰 규모의 기부를 해주셔서 놀랐다.”고 말하고 “이번 기부가 의대생과 의료인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기를 바라며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국제회의도 가능한 대강당(가칭 유광사 홀)증축에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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