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암세포 잡아내는 마이크로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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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속 암세포 잡아내는 마이크로칩 개발
  • 이경철
  • 승인 2007.12.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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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을 타고 도는 몇 개 안 되는 미세한 암세포 조각들을 잡아낼 수 있는 초고성능 마이크로칩이 개발돼 암 진단과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암센터의 메메트 토너 박사는 수가 아주 적고 연약해 잡아내기가 어려운 혈중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s)를 분리해 그 수를 세고 분석까지 할 수 있는 민감도가 매우 높은 마이크로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명함 크기의 이 마이크로칩에는 8만 개의 작은 기둥이 있고 각 기둥에는 각종 고형종양에서 만들어지는 특정 단백질을 인식하는 항체가 코팅되어 있어서 이 칩 위로 혈액이 흐를 때 각 기둥이 아교풀 역할을 해 종양조각을 잡아낸다고 토너 박사는 설명했다.

혈액을 타고 도는 종양세포 조각은 혈액에 들어있는 각종 세포 10억 개에 하나 꼴로 수가 아주 적어 잡아내기가 무척 어려우며 현재의 방법으로는 아주 복잡한 절차를 거쳐 8리터의 혈액에 들어있는 600억 개의 세포 중 1-5개의 암세포 조각을 잡아낼 수 있을 뿐이지만 이 새로운 마이크로칩을 이용하면 1천개의 암세포 조각을 포착할 수 있다.

토너 박사는 폐암, 전립선암, 유방암, 췌장암, 대장암 환자 68명으로부터 116개의 혈액샘플을 뽑아 이 마이크로칩으로 검사한 결과 하나를 뺀 모든 혈액샘플에서 해당 암세포 조각을 잡아낼 수 있었으며 건강한 사람의 혈액샘플에서는 물론 암세포 조각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마이크로칩은 항암치료 중 혈중종양세포 수자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만큼 예민해 혈중종양세포가 줄어든 환자를 컴퓨터단층촬영(CT) 해 보면 종양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토너 박사는 말했다.

따라서 이 마이크로칩을 사용하면 암환자의 특정 항암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없을 경우 다른 치료법을 바꿀 수 있으며 이 밖에 암 위험이 높은 사람의 경우 암을 초기단계에서 잡아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토너 박사는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12월20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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