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열한번째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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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열한번째 엄마
  • 이경철
  • 승인 2007.11.2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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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주연의 영화 "열한번째 엄마"(감독 김진성, 제작 씨스타 픽쳐스)는 약 18억 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된 저예산 영화다.

저예산 영화의 특징인 제한된 공간활용과 한정된 등장인물은 "열한번째 엄마"가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는 영화적 특성을 가늠케 한다.

그리고 포스터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영화에서 김혜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영화는 홀부 슬하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초등학생 재수(김영찬)의 아버지(류승룡)가 어느 날 "엄마"라며 술집에서 일하던 여자(김혜수)를 부자의 단칸방에 데려오면서 시작된다.

아버지가 데려온 "열한번째 엄마"인 여자는 생활력 강한 재수와 달갑지 않은 동거를 시작하지만 서로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재수는 하루종일 잠만 자다가 먹을 것만 생기면 상대방 몫까지 우걱우걱 먹어대는 "엄마"가 얄밉고 "엄마" 역시 잠 좀 그만 자라, 보일러 좀 낮춰라 하는 등의 잔소리를 끊임없이 해대는 재수가 귀찮다.

하지만 싸우다가도 정은 든다. "엄마"와 재수는 어느덧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고 어느 날 재수 아버지가 재수를 때리는 것을 "엄마"가 몸을 던져 말린 사건을 계기로 둘은 급속히 가까워져 함께 에버랜드도 놀러가는 사이가 된다.

둘이 한참 가까워져 진짜 엄마, 아들 사이처럼 느껴질 만하던 어느 날, "엄마"는 짐을 싸들고 집을 나가버리고 학예회 날 엄마가 나와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재수는 우울해한다.

하지만 재수의 학교에서 학예회가 열린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엄마"는 망설임 끝에 학예회에 참석하게 되고 둘은 화해를 한 뒤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그 시간은 오래가지 못한다.

몸에 이상을 느낀 "엄마"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암 판정을 받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는다.

"열한번째 엄마"는 정상적인 모자 관계가 아닌 모자를 내세워 모성애적 감성을 자극한다.

공간과 인물이 한정된 저예산 영화의 특성상 화려한 시각적 볼거리나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두 주인공 사이에 이뤄지는 촘촘한 감정의 변화가 던져주는 감성적 자극이 영화의 경쟁력이라 할 만하다.

이제는 관록이 붙은 김혜수와 아역 김영찬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리얼리티가 살아있다.

하지만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미장센이나 촬영테크닉, 스토리 구성 등은 지나치게 평이한 편이어서 주인공들의 최루성 감성 연기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이기에는 어딘지 미약해 보인다.

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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