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수가협상에 속타는 병원계
상태바
겉도는 수가협상에 속타는 병원계
  • 정은주
  • 승인 2007.11.13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도개선소위, 결론 못내고 16일 건정심으로 공 넘겨
병원의 내년도 수가결정을 위해 건정심 산하 제도개선소위원회는 별도 소그룹까지 구성해 수차례 회의를 가졌지만 결국 의료공급자와 가입자간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하고 공을 또다시 건정심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내년도 수가는 16일 건정심에서 가입자와 공급자 안을 놓고 또다시 의견조율에 들어갈 예정이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는 11월 13일 오전 7시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도개선소위원회(위원장 신영석)를 개최하고 2008년 수가인상안에 대해 논의했다.

병원수가 논의를 위해 구성됐던 소그룹에선 병원협회가 3% 수가인상과 8.6%의 보험료율 인상안을 제시했고, 가입자는 0.45% 수가인상을 내놓고 보험료율 인상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가입자 대표인 김진현 교수는 의료이용 총량과 수입이 증가했고 임의비급여도 줄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병원계는 수가인하를 해야 하지만 유형별 수가협상 첫해인 점을 감안해 소폭이라도 증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김진현 교수의 경영분석은 한쪽 측면만 고려했으며, 급여비가 늘었다고 경영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없고 선심성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실질적으로 병원에 돌아오는 몫은 없어 병원경영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밟힌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와 임금, 주40시간제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병원계는 수가협상 과정에서 공급자는 배제한 채 가입자로 구성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사전에 2%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협상에 임하면서 사실상 ‘수가협상’이 협상에 의한 방식이 아니라 통보형식으로 진행되는 등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연구결과와 관련해서도 연구방식과 범위, 내용 등을 연구자간 공유할 것을 제안했지만 공단측이 거절했다는 것.

의협소그룹에선 의사협회가 6.9% 수가인상안을 주장했고, 가입자측은 1.29% 인상을 요구했다. 수가협상 과정에 대해선 의협측도 병원계와 같은 목소리를 냈다. 수가결정 방식에 문제가 있으며, 연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입자와 공급자간 대립이 계속되면서 결국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도 수가협상의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다만 병협과 의협안과 각각 가입자대표안을 16일 예정된 건정심에 상정해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제도개선소위원회 3명의 공익의견이 건정심 8명의 공익위원 의견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공익안은 건정심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제도개선소위원회는 2008년 지출합리화 규모안에서 보장성 강화정책을 펴기로 시행키로 하고 식대와 단순물리치료, 6세미만 아동 보장성 강화, 장제비 등에 대해 추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진료비 지불제도방식과 건강보험 국고지원분 정산시스템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수가결정 이후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올해 수가협상은 유형별 계약방식을 채택한 첫해지만 수가인상폭이라는 본질적인 접근보다 계약방식의 문제점을 둘러싼 소모전 양상으로 진행돼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수가협상 방식이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재정을 볼모로 인상폭의 한계를 정해놓고 협상을 하는가 하면, 보험료와 연동시켜 수가조정의 발목을 잡는 방식은 반드시 지양돼야 할 것이란게 이번 수가협상에 참여한 의료공급자들의 지적이다.

또한 의료기관 경영의 전반을 다루지 않은채 공단측이 협상에서 유리한 사안만 부각시켜 공정한 협상으로 이끌지 못하고, 결국 유형별 수가계약 원년에도 건정심에서 최종 결정되는 예년의 악습만 되풀이하고 끝을 맺게 될 확률이 커졌다.

건정심 최종결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공단과 의료공급자가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란 게 의료계 안팎의 시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