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혈액관리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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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혈액관리 구멍 "숭숭"
  • 이경철
  • 승인 2007.10.3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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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혈과 혈액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대한적십자사가 혈액관리에 허점을 드러내 국민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 장복심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은 적십자가 제출한 "HBV 검사오류 관련 은폐 및 조작사건"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혈액원 직원 A씨가 검사 잘못으로 2003년 5월4일 B형 간염 혈액이 출고돼 수혈사고가 났는데도 사용중지, 폐기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은폐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덜미가 잡혀 2007년 1월 해임 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30일 밝혔다.

장 의원은 "검사오류를 인지한 후 즉각 안전조치를 취했다면, B형 간염 감염 혈액을 수혈받아 B형 간염에 걸리는 불행한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희 의원(한나라당)도 적십자사의 내부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지난 2004년 3월20일 지방의 D혈액원 직원 K씨가 부주의로 다른 지방의 O혈액원에서 출고된 적혈구농축액을 고속버스 터미널에 하루 동안 방치했다가 전산조작을 통해 입고 처리하는 바람에 이 혈액이 환자에게 수혈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혈액은 하루 이상 방치할 경우 변질 우려가 있어 부적격 혈액으로 처리해 폐기처분해야 한다.

전 의원은 "일부 직원의 잘못으로 국민이 어렵게 헌혈한 혈액이 방치되고, 부적격 혈액이 수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재완 의원 역시 적십자사 감사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북혈액원이 채혈금지규정을 어기고 지난 1월26일 조류 인플루엔자(AI)발병지역인 전북 익산에 있는 육군 ○○부대에 헌혈차량 2대를 배치해 단체 채혈을 하는 등 안전 불감증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수혈관련 AI 예방지침은 AI 발생지역(고병원성)에서 반경 3㎞ 이내 지역에서 가금류 사육농가 농장주와 종사자, 동거 가족, AI 관련 가금류 살처분 종사자 및 방역요원은 채혈을 할 수 없으며, 아울러 헌혈버스 등 이동채혈시설을 이용해 채혈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양승조 의원도 적십자사가 지난 1월8일 말라리아 환자 발생지역에 주둔하던 인천의 모 군부대에서 단체 채혈을 했다가 이후 해당 혈액을 폐기하는 등 올해 1∼6월에 네 차례에 걸쳐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단체헌혈을 하다 적발됐다면서 애써 국민이 헌혈한 혈액을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일부 직원의 업무상 오류와 도덕적 해이로 혈액사업에 대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내부감시와 상시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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