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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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첫눈
  • 이경철
  • 승인 2007.10.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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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합작 청춘물

"첫눈"(감독 한상희ㆍ제작 다인필름, 가도카와픽처스)은 한국과 일본의 두 청춘 스타 이준기와 미야자키 아오이를 내세운 청춘물이다.

도예가이자 교환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일본 교토에 온 고등학생 민(이준기)은 일본어 한 마디 못하고 일본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다. 민은 어느 날 한 사찰에 들어갔다가 나나에(미야자키 아오이)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민은 학교에서 다시 나나에와 마주치고 그녀와 가까워지려 애쓴다. 나나에는 적극적인 민에게 처음에는 당황하면서 멀리하려 하지만 곧 마음을 연다. 손짓과 눈빛으로 소통하는 이들은 서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가르쳐 주고 배우면서 가까워진다.

사랑에 빠진 둘은 두 가지 약속을 한다. 하나는 민이 도자기를 만들면 나나에가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첫눈 오는 날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걷는 것. 그러나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 나나에는 민에게 아무 말도 없이 자취를 감춰버린다.

이 영화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순수한 마음과 눈빛만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청춘 남녀의 사랑을 그린 멜로다. 두 청춘스타에게 각각의 이미지에 맞게 터프하지만 마음 따뜻한 남자와 청순하면서도 다부진 여자 역할을 맡겨 영화의 분위기를 살린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인 한상희 감독은 영상미를 발휘해 비 내리는 날 교토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나 아기자기한 학교, 흥겨운 일본식 축제의 밤, 눈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 등을 화면에 예쁘게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한ㆍ일 양쪽에서 인기를 끌 만한 스타부터 교토와 서울의 온갖 관광명소를 오가는 아름다운 화면까지 구색을 갖췄는데도 풍성하지 못한 이야기와 진부한 구성으로 최고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이 사랑하는 감정과 떠나야만 했던 이유,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을 관객의 눈에 직접 펼쳐놓고 저절로 믿게 하기보다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려 해 마음 속 울림이 덜하다. 두 주인공의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인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이들을 개성 있게 살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적절하게 활용하지는 못한 점도 아쉽다.

다만 미야자키 아오이는 여러 가지 악조건에도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충분히 살리고 있어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듯하다.

내달 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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