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뒤로 가는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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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뒤로 가는 연인들
  • 윤종원
  • 승인 2007.10.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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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에 "올인" "뒤로 가는…"

정체성과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청춘을 그린 캠퍼스 로맨틱 코미디 "뒤로 가는 연인들"(2002년)이 뒤늦게 국내에서 개봉된다.

이 영화를 만든 로저 애버리 감독의 프로필에는 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저수지의 개들"(1992년)과 "펄프 픽션"(1994년) 등 수작으로 평가받는 두 영화의 각본이 바로 타란티노와 애버리의 공동 작품이다.

1994년 이후 각자의 길을 걷게 된 두 명 가운데 타란티노는 전 세계 영화팬들의 입과 귀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이름이 됐지만 애버리는 뒤로 밀려나 낯선 이름으로 남아 있다.

"뒤로 가는 연인들"은 애버리가 두 번째로 연출한 영화로 캠퍼스 청춘들이 제각각 쏘는 사랑의 화살표를 보여준다.

첫사랑 빅터를 위해 처녀성을 고이 간직해 온 로렌(섀닌 소사몬)은 유럽 여행을 떠난 빅터(킵 파듀)가 돌아오면 로맨틱한 첫날밤을 보낼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빅터는 로렌을 까맣게 잊고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있다.

대학 내 마약 공급책으로 활동 중인 숀(제임스 반 데어빅)은 강의실 앞 복도에서 우연히 로렌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숀은 매일 자신의 편지함에 놓인 보라색 러브레터가 로렌이 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숀이 로렌에게 빠져 있는 사이 게이인 폴(이안 서머핼더)은 매일 숀을 바라보며 그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숀은 로렌을 사랑하면서도 로렌의 룸메이트 라라(제시카 비엘)와 밤을 함께 보내고 결국 로렌에게 그 현장을 들킨다.

영화에는 처음 수십 분 동안은 화면을 뚫어지게 들여다봐야 등장인물과 이름이 정리될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이 나와 제멋대로의 사랑을 펼쳐놓는다.

영화는 다양한 촬영 및 편집 기술을 사용하면서 스타일에 "올인"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가 바로 떠오를 정도로 테크닉의 사용에는 의미와 일관성이 부족해 정작 스타일을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게다가 그 테크닉이란 필름 거꾸로 돌리기, 인물들의 행동 교차 편집하기, 뮤직비디오처럼 빠르고 몽롱하게 보여주기 등 "실험적"이란 말이 무색하게 식상한 것들이다.

제작한 지 5년이나 지난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스타일보다는 오히려 현재 "미드"와 할리우드 영화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젊은 스타들의 옛 모습을 찾아보는 데 있다.

숀 역의 제임스 반 데어빅은 "도슨의 청춘 일기" "어글리 베티"로 스타덤에 올랐다. 라라 역의 제시카 비엘은 "일루셔니스트" "척 앤 래리"로 할리우드의 새로운 섹시 스타로 떠오르고 있으며 폴 역의 이안 서머핼더는 "로스트"로 국내에도 얼굴이 알려져 있는 배우다.

25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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