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RNA 조작 부작용 없는 피임약 개발중
상태바
美, RNA 조작 부작용 없는 피임약 개발중
  • 윤종원
  • 승인 2007.10.18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르몬에 의존하지 않고 부작용도 없는 새로운 피임법 개발의 길이 조만간 열릴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이 피임법은 유전자를 변형, 신체의 다른 기능이나 생식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난자의 수정능력만을 억제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RNA 간섭(RNAi)"으로 알려진 이 기술은 인간에 적용되기까지는 앞으로 수십년이 더 소요될 전망이지만, 일단 개발에 성공하면 경구피임약을 통한 기존의 피임법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RNAi를 이용한 피임법은 성숙한 난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호르몬 성분을 포함한 기존의 피임약과는 달리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현재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상당수의 여성들이 두통과 멀미, 체중 증가, 성욕 감퇴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으며 혈전증, 심장마비, 뇌졸중, 유방암 등의 발생 위험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발 중인 피임법은 그러나 난자의 수정에 필요한 유전자만을 공격, 차단해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RNAi는 배란 직전의 난자에만 존재하는 ZP3 유전자를 차단하는데 이 경우 난자는 보호막인 투명대가 생성되지 않아 수정이 불가능해진다. 반대로 ZP3 유전자는 성숙 단계의 난자에만 존재해 미성숙 상태의 난자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면 정상적인 배란이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미국 하버드 대학 브리검 부인병원의 제브 윌리엄스 박사는 전날 워싱턴에서 열린 불임생식의학회(ASRM)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윌리엄스 박사는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ZP3가 차단된 쥐는 임신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과 동물의 세포 배양에서는 90% 이상 ZP3를 차단하는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00%에 가까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그는 이어 RNAi의 분자가 위산에 녹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개발 중인 피임약은 패치형이나 질 좌제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피임약과 달리 새로운 피임약은 한달에 한번씩만 교체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피임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개발 과정에서 장애물도 많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겠지만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는 만큼 성공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셰필드대학의 빌 레저 교수는 이에 대해 "새로운 개념"이라면서 "만약 시중에 나오면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본다. 호르몬제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