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병원 경영난.. 퇴직금까지 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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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병원 경영난.. 퇴직금까지 손대"
  • 이경철
  • 승인 2007.10.0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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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병원이 만성 적자 경영으로 장비와 약품 값을 제대로 내지 못할 뿐 아니라 직원들의 퇴직금까지 운영비로 차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적십자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재완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6월말 현재 전국 6개 적십자병원이 의약품 및 의료장비를 구입하고 지급하지 못한 금액은 173억8천700만원에 달했다.

대한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말 현재 전국 6개 적십자병원의 누적적자는 552억1천900만원으로 만성적인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별 누적적자 금액은 서울적십자병원이 222억6천100만원, 인천 121억4천900만원, 상주 93억6천200만원, 대구 83억3천200만원, 통영 16억9천300만원, 거창 14억2천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의약품 및 의료장비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쌓인 미지급금은 서울적십자병원이 71억4천만원, 상주 42억2천700만원, 인천 27억300만원, 통영 18억1천200만원, 대구 8억8천700만원, 거창 6척 1천800만원 등 총 174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적십자병원이 직원들의 퇴직금에서 차입한 운영자금도 16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별 퇴직금 차입액수는 서울병원이 47억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병원 38억2천300만원, 상주병원 34억 9천200만원, 대구병원 22억8천700만원, 거창병원 14억500만원, 통영병원 2억3천100만원 순이었다.

또 3개 적십자병원은 경영위기로 직원들의 인건비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인건비 미지급 금액은 상주 적십자병원 9억6천902만원, 대구 7억6천29만원, 인천 1억4천871만원 등 모두 19억여원에 달했다.

적십자병원이 만성 적자경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공공의료기관 역할을 맡고 있어 일반 환자 대비 의료취약계층 환자(저소득층, 외국인노동자 등) 비율이 높고 선택진료비 및 비급여 비율이 낮은 등 수익구조가 민간병원보다 취약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6년 기준으로 6개 적십자병원의 일반환자수 대비 의료취약계층 환자수 비율은 평균 27%로 서울대병원 6%, 삼성서울병원 7%보다 훨씬 높으며 국립의료원(28.9%)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국립의료원과 지방의료원은 적자를 보전받을 수 있으나 적십자병원은 근거법령이 없는 상태다.

박재완 의원은 "적십자병원의 경영 위기를 타개하려면 특수법인화하거나 특수병원으로 전환하는 등 다각적인 자구노력과 함께 일부 병원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의료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적자의 일정 부분에 대한 보전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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