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인베이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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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인베이젼
  • 윤종원
  • 승인 2007.09.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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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특징 없는 리메이크물

이미 세 차례나 영화로 제작됐던 잭 피니의 클래식 SF 소설 "신체강탈자(The Body Snatchers)"를 또다시 영화로 만든 리메이크물 "인베이젼(The Invasion)"은 니콜 키드먼이라는 대형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다.

네 번째 리메이크물이라는 식상함을 스타 캐스팅으로 메워보려는 의도인 듯싶다.

여기에 "007 카지노로얄"에서 제6대 제임스 본드로 등극한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남자주인공으로 가세했다.

그러나 영화는 같은 원작을 네 번째로 만든 영화치고는 특별히 돋보이는 기술적 성취나 참신한 비주얼, 상상력의 진화를 찾아보기 어려워 별다른 특징이 없는 밋밋한 SF 스릴러물에 머문 듯한 느낌이다.

영화의 공식적인 감독은 "엑스페리먼트"의 독일 감독 올리버 허시비겔이지만 2006년 촬영을 끝낸 허시비겔 감독 버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워너브라더스사(社)가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에게 대본을 다시 쓰게 했고 제인스 맥타이그 감독이 새로운 장면들을 대거 재촬영해 최종본이 완성됐다.

미국에서는 개봉 첫 주말 3일 동안 595만 달러라는 초라한 수입을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5위에 그쳤다.

영화는 원작 제목 그대로 외계 바이러스에 의한 "신체강탈"을 소재로 하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주왕복선의 충돌사고가 발생하고 지구로 떨어진 잔해와 접촉한 사람들이 전염증세를 일으키며 변해간다.

전염이 급속도로 확산돼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 DC의 정신과 의사 캐럴 버넬(니콜 키드먼)과 동료의사 벤 드리스콜(대니얼 크레이그)은 우주왕복선 잔해에 붙어있던 외계생명체가 사람들이 잠든 사이 몸속으로 침투해 사람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감염자들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을 감염시키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에서 그들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절대 잠들지 말아야 하고 또 절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감염자들에게 들키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

광기에 휩싸인 도시에서 누가 감염자이고 비감염자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캐럴은 어쩌면 외계생명체의 무차별 침공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일지 모르는 어린 아들 올리버(잭슨 본드)를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한다.

영화는 외계 괴생물체에 의한 "신체강탈"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어설픈 철학적 메시지와 빈약한 상상력으로 영화화함으로써 리메이크작의 식상함을 극복하는 데 실패한 느낌이다.

외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흉측한 몰골로 변해가는 모습라든가 무표정한 사람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있는 장면은 나름대로 인상적이지만 그동안 다른 최신 SF물들이 보여줬던 충격적이고 참신한 비주얼에 비하면 매우 평범하고 범상한 수준이다.

톰 크루즈와의 이혼 이후 영화보다는 외신보도를 통해 더 자주 소식을 접할 수 있었던 니콜 키드먼은 모처럼 아들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엄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지만 영화 자체의 평범함을 극복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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