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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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리턴
  • 윤종원
  • 승인 2007.08.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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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자의 팽팽한 대결

미스터리 스릴러 "리턴"(감독 이규만, 제작 아름다운 영화사)은 올해 등장한 공포, 혹은 스릴러 영화 중 참신한 축에 속한다.

"수술중 각성(anesthsia awareness)"이라는 흔치 않은 현상을 소재로 끔찍한 연쇄 살인사건을 다뤘다. 그러나 피가 튀기는 잔인한 장면은 보기 힘들다. 대신 촘촘한 후반부 스토리라인과 네 명의 남자 배우들의 팽팽한 연기 대결이 극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하게 하는 중심축이 된다.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외과의사 장준혁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긴 김명민은 드라마에 앞서 "리턴"을 찍기 위해 수술 장면을 수 없이 연습했고 덕분에 능수능란한 수술 솜씨를 자랑했다.

김명민은 "하얀거탑"에서 보다는 강도가 떨어지지만 평면적인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어놓는 기량을 선보인다.

김태우, 유준상, 정유석의 호연도 눈에 띈다. 모두 스타성보다는 연기력으로 꾸준히 선택받는 배우들이다. 김태우는 차분하지만 뭔가 비밀이 있는 듯한 정신과 의사 오치훈을 적확하게 연기했고 유준상은 거친 톤을 끝까지 유지해 영화의 긴장감을 촉발시킨다. 다만 투박하고 전형적인 외양에 아쉬움이 든다.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을 끝까지 괴롭히는 폭력 남편 역을 맡았던 정유석 역시 이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연기로 제 역할을 해냈다.

이들 네 배우의 연기가 영화를 끝까지 몰입하게 하는 힘이 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상업성을 결정짓는 건 반전과 결말. 결말을 향해가는 과정에 얼마나 관객이 동참할 수 있고, 한 편으로 관객의 허를 찌르느냐는 점에서 "리턴"은 꽤 괜찮은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상업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반부 드라마 구조는 흔들렸다. 네 명의 주요 배우들의 상호 관계에 대한 설명이 미약하다는게 가장 큰 취약점.

영화는 잠깐씩 이들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분명히 비췄으나 유기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했다. 유일한 여자 캐릭터인 김유미가 연기한 희정의 역할 역시 뭔가 미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올곧이 "누가 범인인가"를 향해 가는 과정으로 그려내다보니 생략한 지점이 확연히 눈에 띈다.

어린 나상우는 큰 수술을 받게 된다. 마취를 했으나 의식은 그대로인, "수술중 각성" 증세를 겪은 후 나상우는 큰 충격을 받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린다. 급기야 어린 소녀를 살해하자 나상우의 부모는 최후의 수단으로 정신과 치료를 통해 수술 당시의 기억을 봉인한다. 이들 가족은 어느날 갑자기 미국으로 떠난다.

외과의사 류재우(김명민 분)는 탁월한 외과의사로 사랑하는 아내 희진(김유미 분)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로 사망한 여성의 남편 이명석(김뢰하)으로부터 끈질긴 협박전화를 받고 있다.

마취과 의사인 장석호(정유석)는 류재우의 절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동료. 류재우가 수술중 각성 증세를 보이는 환자의 마취를 위해 정신과 의사 오치훈(김태우)을 불러들이자 못마땅해 한다.

그러던 어느날 미국에서 갑자기 류재우의 어린 시절 친구인 강욱환(유준상)이 귀국한다. 뭔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듯한 강욱환은 누군가를 쫓는다.

류재우는 예전 아버지가 일한 상록수 병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의사와 그 가족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와중에 희진이 갑작스레 통증을 겪어 응급 수술에 들어가야 하지만 의사가 없어 류재우가 직접 수술을 집도한다. 그러나 희진은 수술 도중 사망한다.

희진의 죽음에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음을 발견한 류재우는 이명석을 의심하지만 이명석 역시 투신자살하고 만다. 강욱환을 의심하는 재우는 그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황정민의 "검은집"만이 전국 관객 150만 명 정도를 불러모았을 뿐 별다른 화제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같은 계열의 공포영화 "기담"과 "리턴"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8월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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