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에이즈 혈액 수혈 간호사들 사형 확정
상태바
리비아 에이즈 혈액 수혈 간호사들 사형 확정
  • 윤종원
  • 승인 2007.07.12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다피재단 피해자 측과 보상 합의...모두 구명될 듯

리비아 대법원은 11일 에이즈 바이러스(HIV) 오염 혈액을 어린이 환자들에게 수혈한 혐의로 1,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불가리아 출신 여성간호사 5명과 팔레스타인 의사 1명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사형은 확정됐지만 피해 어린이 부모들이 유럽연합(EU)이 주도해 내놓은 보상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모두 구명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의 벵가지아동병원에 근무하던 피고인들은 이 병원에서 치료받던 어린이 438명에게 HIV 오염 혈액을 수혈한 혐의로 1999년 2월 구속기소돼 2004년 5월 총살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작년 12월 2심에서도 사형선고를 면하지 못하자 지난 2월 일제히 상고했다.

검찰은 이들이 에이즈 치료법 실험을 위해 어린이들에게 HIV 오염 혈액을 수혈한 혐의로 기소했고, 피고인들은 병원의 위생상태가 나빠 빚어진 사고였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지금까지 오염 혈액을 수혈받은 어린이 가운데 56명이 사망했다.

앞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로 차기 실권자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프 알-이슬람이 운영하는 카다피재단은 10일 피해 어린이 부모들이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그동안 1인당 1천만 유로의 보상금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보상금 지급을 기피하면서 치료기금 확대를 주장해온 EU가 이 요구를 어느 정도 선에서 수용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리비아 정부는 그동안 피해 어린이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피고인들을 선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은 불가리아 정부를 대신해 리비아 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구명 로비를 벌여 왔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9일 프랜시스 타운센드 백악관 국토안보 고문을 리비아로 보내 HIV 오염 혈액 수혈 사건에 관계된 피고인들을 선처해 줄 것을 카다피 원수에게 요청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리비아에서는 행정부가 주도하는 최고사법위원회가 대법원 판결을 파기할 수 있는 점을 들어 카다피 원수가 피고인들에 대한 사면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모하메드 압델-라흐만 샬감 외무장관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최고사법위원회로 사건이 이송됐다며 오는 16일 이 사건을 다루기 위한 사법위원회의 첫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법위원회는 피해 어린이 가족에 대한 보상, 피고인들의 구금기간과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형판결을 유지 또는 파기할 지, 아니면 감형할 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게오르기 파르바노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리비아 대법원의 사형 판결 유지 결정에 대해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사법위원회가 조속한 해결책을 내놓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