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류병원들 소변검사도 못 믿겠네(?)
상태바
中 일류병원들 소변검사도 못 믿겠네(?)
  • 윤종원
  • 승인 2007.04.12 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녹차 모의검사 결과 93.4% 염증 양성반응

중국에서 "싼자(三甲)의원"이라고 하면 협화(協和)의원, 중일우호의원, 천단(天壇)의원 등 의료수준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AAA병원을 의미한다.

중국의 유명한 생명과학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딩샹위안(丁香園)이 최근 전국의 92개 AAA병원 소속 의사 136명에게 소변 대신 녹차를 주고 염증 여부를 검사를 해보도록 한 결과 무려 93.4%인 127명이 "양성" 반응을 보고했다. 병원 소속별 의사들의 검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의 "녹차 소변" 검사는 물론 모의였고, 참여한 의사들도 모두 자원자들이었으나 그 결과는 지난달 동부 저장(浙江)성의 한 TV기자가 10개 병원을 대상으로 몰래 시험한 결과보다 훨씬 놀라운 것이어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당시 이 기자는 병원들의 검사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성내 10개 병원에 소변 대신 녹차를 제출해 검사를 의뢰했고, 4개 성급 병원이 포함된 5개 병원에서 염증이 있다며 소염제를 처방해주었다.

녹차 전문가들이나 병리검사 전문가들은 녹차 잎 속에 빌리루빈이나 백혈구 같은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나 보고는 아직 없으며, 녹차에서 적혈구와 백혈구가 검출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한결같이 말하고 있다.

딩샹위안 측은 이번 모의검사에서 깨끗한 100㎖짜리 유리컵에 5-10g의 끓인 녹차를 넣어 검사를 자원한 의사들에게 전달했고, 의사들은 이 "녹차 소변"에 대한 통상적인 검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딩샹위안 측에 서면 통보했다고 밝혔다.

양성반응 보고자 127명중 57명은 빌리루빈이, 42명은 백혈구가, 28명은 적혈구가 각각 검출됐다고 통보했다. 빌리루빈은 적혈구가 정상적인 생명을 살고 난 뒤 세망내피세포(reticuloendothelial cell)라는 곳에서 파괴돼 만들어 지는 노폐물이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 의료전문가는 "녹차에서 염증 양성반응이 나타난 것을 두고 의사의 자질이나 관련 의료기기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고, 소변분석기 자체가 사람의 소변이 아닌 녹차나 기타 액체를 식별할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고 신경보에 밝혔다.

그는 이어 "녹차에서 검출된 백혈구나 적혈구가 분석 시험지의 지시제(指示劑)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녹차속의 일부 물질이 분석시험지의 지시제에 영향을 미쳐 가짜 양성반응을 나타내게 하는 것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