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타결, 제약계 도약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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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타결, 제약계 도약 계기 삼아야
  • 최관식
  • 승인 2007.04.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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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제약계간 시각차.. 증권가는 상위사 기회, 영세사 위기라 평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제약계는 먼저 우려 섞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100년이 넘는 국내 제약산업이 이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쓴 소리도 뒤따르고 있다.

본지는 미국과 한국 국회 비준 과정을 거쳐 2009년부터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 협상 결과와 함께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협상 결과
한미 FTA 협상단은 2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합의한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최종 협정문은 내부적인 법률 검토과정을 거쳐 5월 중순 이후에나 공개될 전망이다. 의약품 분야의 경우 미국측의 신약 최저가 요구를 우리측이 거부했고 미국이 이를 수용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공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및 가격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독립적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해 줬고 의약품의 허가와 특허를 연계해 달라는 요구도 미국측 손을 들어줬다. 특히 복제약의 허가 및 시장 진입에 많은 장벽을 쌓아달라는 미국측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다국적제약사의 입지는 넓혀진 반면 신약 연구개발능력과 R&D 투자 규모가 미미한 국내 제약사들은 더 이상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아모디핀"과 같은 개량신약 "대박"을 터뜨리기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국은 국내 GMP(우수의약품생산및제조시설기준)와 국내 생산 제네릭의약품을 상호 인정하기 위한 협력 작업반을 설치하기로 하는 등 우리측의 요구도 일부 수용했다.

■향후 전망
제약계는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정부에 대해 제약산업의 지속 성장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측은 일부의 우려와 달리 국민 의료비 증가나 제약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이처럼 엇갈린 전망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제약계를 짓누르고 있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됨으로써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이 분명해진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란 주문을 내놓고 있다. 또 이번 협상이 국내 제약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내 제약사가 강점을 가진 제네릭의약품 상호 인정 등을 통해 국내 상위 제약사의 미국 시장 진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약업체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의약품 자료 보호와 허가절차 지연에 따른 특허기간 연장 등으로 제네릭 출시 시기가 지연되고 허가 절차 강화로 인한 임상 비용 증가 등은 상위권 제약사보다는 중하위권 제약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한미 FTA 관련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 강승건 애널리스트는 제네릭의약품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투자 여력이 있는 제약사와 그렇지 않은 제약사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동양종합금융증권 한상화 애널리스트는 GMP와 제네릭의약품 상호 인정은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 수출 증가 등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가 영세한 대다수 제약사들에게는 설비 투자 부담이 증가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한화증권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이번 협상 타결로 제약주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상위 업체 위주의 선택과 집중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약가적정화방안의 일환으로 한 때 미국측이 협상 거부를 선언할 만큼 민감했던 포지티브리스트는 예정대로 시행, 건강보험 기등재 의약품에 대해 올해 고지혈증치료제와 편두통치료제 등 2개 품목(54품목) 시범평가에 들어간다.

이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7개 약효군 1만6천500여 품목에 대한 경제성 평가를 통해 기등재 의약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가격 조정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제약계의 생존경쟁은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며 영세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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