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플루토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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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플루토에서 아침을
  • 윤종원
  • 승인 2007.03.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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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 게임의 닐 조던 감독 최신작

영화 "플루토에서 아침을(Breakfast On Pluto)"은 오드리 헵번 주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을 연상시킨다.

유사한 제목뿐 아니라 현실과 다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 또한 그렇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보석상 티파니가 상류사회를 뜻한다면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이야기인 "플루토에서 아침을"에서의 플루토(명왕성)는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의미한다.

이 영화를 만든 닐 조던 감독은 아마 이런 유사성 때문에 제목을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본뜬 듯한 "플루토에서 아침을"이라고 지은 것 같다.

여자가 되고 싶은 패트릭(킬리언 머피). 그는 장미와 사탕을 좋아하고 여장을 즐기는 남다른 청년이다. 패트릭 대신에 여자 이름인 키튼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패트릭은 버림받은 불쌍한 아이다. 갓 태어나 성당 앞에 버려졌고 신부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과거를 알고 난 뒤부터 패트릭은 항상 친엄마를 만날 꿈만 꾼다. 뛰어난 미모를 지녔다는 생모를 그는 "유령숙녀"라고 부른다. 여장 탓에 가족과 자주 부딪히던 패트릭은 생모를 찾아 런던으로 떠난다.

동성애자 등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는 사회자 약자인 이들을 통해 부조리와 불평등, 차별이 만연한 세상을 꼬집는다. 극단적인 소재는 이를 구현하기에 무엇보다 매력적이며 효과적이다.

아일랜드 출생인 닐 조던 감독은 영화 "크라잉 게임"에서처럼 동성애와 북아일랜드라는 공간적 배경을 "플루토에서 아침을"로 그대로 가져왔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으로 유명한 북아일랜드와 동성애는 차별ㆍ약자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플루토에서 아침을"을 이끄는 두 축은 차별 가득한 현실과 이를 뛰어넘는 발랄한 패트릭이라는 캐릭터에 있다.

감독은 아일랜드인이며 여장남자인 패트릭이 이 두 가지 약점 때문에 때론 이용당하고 때론 고통받지만 긍정적인 사고로 고난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긍정의 힘으로 삶의 고통을 "가볍게" 극복하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구현한 것.

감독은 이 영화를 "순수함, 상상의 힘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감독의 의도를 생각하며 관람하면 더 재미있을 듯.

"플루토에서 아침을"은 "크라잉 게임"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등으로 유명한 닐 조던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 이외에도 주인공 킬리언 머피 때문에도 관심을 끈다.

킬리언 머피는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주인공 데이미언을 연기했고 내달 개봉 예정인 대니 보일 감독의 신작 "선샤인"에도 주요 배역으로 얼굴을 내민다.

심각한 내용을 가벼운 외피로 포장한 이 영화에 대해 관객의 반응은 엇갈릴 듯.

메가박스 코엑스, CGV상암ㆍ인천ㆍ강변ㆍ서면, 씨네큐브, 중앙시네마, CQN명동 등에서 4월 5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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