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뷰티풀 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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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뷰티풀 선데이
  • 윤종원
  • 승인 2007.03.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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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소재와 극적 반전 눈길

"뷰티풀 선데이"는 극적인 반전을 미끼로 관객을 유혹한다.

비밀의 실타래가 풀리는 순간 관객이 만끽하게 될 희열을 위해 러닝타임 두 시간을 오롯이 반전을 위해 투자했다.

영화는 철길처럼 교차점 없이 두 개의 이야기를 병치하며 진행된다. 관객의 궁금증은 목까지 차오르지만 단서 하나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한방"을 위해 두 시간을 참은 관객은 희열을 맛본다. 그러나 그 희열의 크기는 개개인마다 다를 듯.

강력반 베테랑 강 형사(박용우)는 마약거래 현장을 급습, 마약거래상 조상태(김동하)를 검거해 능력을 인정받는다. 하지만 뒤로는 수거한 마약 대부분을 경쟁조직 이기철(이기영)에게 팔아넘겨 검은 돈을 챙긴다.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뒷거래를 하게 된 것.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조상태는 강 형사와 이기철에게 복수를 결심한다. 출소하자마자 이기철의 부하를 죽인 뒤 이기철에게 누명을 씌우고, 강 형사에게 약점을 잡아 돈과 마약을 돌려달라고 협박한다. 강 형사는 아내가 위험에 처하고 비리문제까지 불거져 내사과의 추궁을 받게 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

내성적인 성격의 고시생 민우(남궁민)는 어느날 고시원 앞에서 수연(민지혜)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남몰래 그녀를 지켜보며 애태우던 어느 날 마음을 고백하려고 그녀를 쫓아가지만 치한으로 몰리자 우발적으로 그녀를 강간한다.

몇 년 후 공무원이 돼 수연과 재회한 민우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한다. 수연은 임신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데 어느날 민우가 자신을 강간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잠적해 버린다. 민우는 어렵게 수연을 찾아내지만 "아이를 지웠다"는 말에 이성을 잃고 그녀를 죽인다.

"뷰티풀 선데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손"에 대한 묘사다. 커피를 묻혀 담배를 피우는 민우를 보고는 "마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부위가 손이죠. 그러니까 손이 뭘 하는지도 모르죠"라는 수연의 대사는 영화의 핵심을 꿰뚫는 키워드다. 손은 이성으로는 통제불능인 그 무엇을 뜻한다. 내면의 악마성과 본능 등이 아마 여기에 속할 것이다.

결말을 위해 쉼없이 달리는 "뷰티풀 선데이"는 너무 목표만 뚫어지게 보고 달렸는지 "주마간산(走馬看山)"의 우를 범하고 있다. 접점 없이 진행되는 강 형사와 민우의 이야기가 자칫 지루함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말 부문의 극적 반전이 이런 우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준다. 남궁민의 야누스적인 연기는 박수받을 만하다. 조상태로 출연한 김용하도 악역을 훌륭히 해냈다.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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