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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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나비효과
  • 윤종원
  • 승인 2007.03.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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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영화의 속편을 만들기가 힘들다는 건 영화계에서 상식 중 하나. 웬만큼 잘 만들지 않고서는 칭찬을 받기 힘들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경우 1편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둔 후 2편에서 화려한 성공을 거뒀고, "미션 임파서블" "다이하드" "스파이더맨" 등 속편 역시 전편 못지않은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말이다. 한국영화도 "가문" 시리즈나 "두사부일체" 시리즈 등이 성공한 시리즈물로 꼽힌다.

성공작이 있다 해도 이 같은 "상식"이 크게 변하진 않는다. "나비효과2"도 전편의 성공을 무색하게 만든다.

2004년 소개된 "나비효과"는 "나비 한 마리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카오스 이론에 근거했다.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한 가지 행동을 바꾸자 현재에서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설정. 시공간의 이동에 따른 구성의 치밀함과 상상을 뛰어넘는 에피소드들의 결합, 뛰어난 시각효과 등을 통해 미국에서만 6천만 달러를 거둬들이는 흥행 성공작이 됐다. 특히 젊은 층에게 "신개념 스릴러"라는 평을 받았고, 아이돌 스타였던 애슈턴 커처를 배우다운 배우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그에 비해 "나비효과2"는 같은 설정만 따왔을 뿐 치밀함도, 상상력을 뛰어넘지도, 그렇다고 새로운 시각효과를 거두지도 못했다. 주인공 외에 등장인물들의 삶까지 세밀하게 들여다보았던 전편과는 달리 모든 사건은 주인공 중심으로만 이뤄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편과 비교되는 게 어쩔 수 없다. 삶의 철학적 주제까지 건드렸던 전편의 뛰어난 구성력과는 달리 개인의 삶에만 매몰돼 있는 이야기 구조가 치명적. 사랑과 우정이란 인간의 심오한 주제일 텐데 여기선 도식적인 스토리보드라는 느낌을 준다.

사랑하는 여자 친구 줄리의 24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회사 동료이자 친구인 트레버와 그의 여자친구 아만다와 여행을 온 닉. 그는 회사에서도 인정받아 부자가 되길 꿈꾸며 사랑하는 여자와의 결혼을 앞둔 완벽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회사에서 온 전화를 받고 되돌아가는 길에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닉을 제외한 세 명은 즉사하고 만다.

깨어난 닉은 절망감에 사로잡히지만 다시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려 애쓴다. 그러나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게 된 닉은 어느날 자신도 모르는 사이 1년 전으로 되돌아가 있다. 교통사고를 대비한 덕에 줄리와 친구들을 살린 그는 1년 후 줄리와 결혼해 있다. 바라던 순간이지만 가난한 삶에 찌든 줄리로부터 한탄을 들은 닉은 다시 또 1년 전으로 되돌아가 상황을 바꿔놓는다.

이처럼 몇 차례 과거로 돌아가지만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된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아버지가 이상한 증상에 사로잡혀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들려준다.

주로 TV시리즈에서 활약해온 에릭 라이블리가 주인공 닉 라슨을 맡았다. 감독은 신예 존 레오네티. 제작자 크리스 벤더만이 전편과의 연결 고리일 뿐 스태프, 배우 모두 전혀 다르다.

8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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