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미토콘드리아 DNA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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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미토콘드리아 DNA가 결정
  • 박현
  • 승인 2007.02.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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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내분비질환 유전체연구센터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모계유전(母系遺傳)되는 미토콘드리아 DNA에 따라 결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당뇨 및 내분비질환 유전체연구센터(박경수, 조영민, 이홍규 교수) 연구팀에서는 보건복지부와 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일본 동경도 노인총합연구소의 다나카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특정 미토콘드리아 DNA형이 한국인과 일본인에서 공통적으로 당뇨병 발병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는 한국인 당뇨병환자 732명, 한국인 정상인 633명과 일본인 당뇨병환자 1천289명, 일본인 정상인 1천617명을 대상으로 아시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형을 150여개에 달하는 미토콘드리아 DNA 유전자변이를 동시에 조사할 수 있는 DNA 칩 기술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2천21명의 당뇨병 환자 중 60명(3%)에서 N9a라고 불리는 미토콘드리아 DNA형을 가지는데 비해 정상인 2천250명 중 119명(5.3%)에서 N9a 미토콘드리아 DNA형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져 N9a 미토콘드리아 DNA형을 가질 경우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다른 미토콘드리아 DNA형을 가지는 경우에 비해 거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인과 일본인을 각각 따로 분석했을 때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인류의 기원 및 이동의 분자지표로 이용해 N9a 미토콘드리아 DNA형의 계보를 좇아보면 중국에서 생겨난 N9a 미토콘드리아는 중국의 북부 지방으로 약 6000년 전에 이동했고 약 2900년 전에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흥미롭게도 N9a 미토콘드리아 DNA형은 일본 혼슈 지방에서는 흔히 발견되나 일본 원주민인 “아이누”나 “류큐”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아서 한국을 거쳐 일본 본토로 유입됐다는 증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인류이동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N9a 미토콘드리아 DNA형이 당뇨병에 대한 저항성이 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추운 지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소비를 통해 열생산을 활발히 해야 하는데, N9a 미토콘드리아 DNA형이 이러한 기능이 우수해 자연 선택됐을 것이다.

이것이 현대에 이르러서도 불필요한 에너지를 미토콘드리아에서 태워버리는 역할을 통해 비만에 의해 유발되는 당뇨병을 예방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효과적으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 연구에 사용된 DNA 칩 기술은 ㈜미토콘을 통해 국내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인간유전학회지(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있으며 2007년 3월호에 정식 출판될 예정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에 존재하는 작은 기관으로 생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생산 공급하는 세포내 발전소에 해당한다.

이러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장애를 받게 되면 각종 질병이 발생하는데, 최근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당뇨병의 경우에도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에 의해 발생됨이 잘 알려져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특이하게도 핵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자신의 DNA를 가지는 세포내 기관이다. 흥미롭게도 미토콘드리아 DNA는 어머니 계보를 통해서 후손에게 연속적으로 전해지는 모계 유전 방식을 가진다. 따라서 이를 추적하면 인류의 기원 및 이동 경로를 알 수 있는 소위 분자 표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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