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신나는 동물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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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신나는 동물농장
  • 윤종원
  • 승인 2007.01.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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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애ㆍ가족애 밀도 있게 조명

애니메이션 속 동물 캐릭터는 사람들처럼 걷고 말한다. 관객은 이를 당연시한다. 그러나 사실 동물들은 두 발이 아닌 네 발로 걷지 않은가.

애니메이션 "신나는 동물농장(Barnyard)"의 차별성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네 발로 걷고 울음소리를 내던 가축들이 주인이 사라지면 두 발로 걷기 시작하고 말도 한다는 설정은 허를 찌르는 재치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시골 마을의 한 농장. 농부가 잠자리에 들면 마구간에는 한바탕 파티가 벌어진다. 파티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 농장의 가축들. 그들은 인간의 생각과는 달리 말도 하고 TV도 즐기며 노래하고 춤추는 존재다.

천하태평 놀기만 좋아하는 송아지 오티스는 매일 빈둥거리며 아버지 벤이 하지 말라는 짓만을 골라 하는 말썽꾸러기. 반면 아버지 벤은 농장 가축들의 리더이자 든든한 울타리와 같은 존재다.

농장 파티가 벌어지는 어느 날, 코요테의 습격을 막기 위해 불침번을 서던 오티스는 아버지 벤에게 졸라 파티에 참석하고 불침번은 아버지가 대신 서도록 한다.

이날 밤 벤은 암탉을 지키다 코요테 무리의 습격을 받고 숨진다. 벤이 죽은 뒤 오티스는 가축들의 리더로 선출되지만 자신은 아버지처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농장을 떠나려고 한다. 이 때 코요테 무리는 벤의 빈자리를 틈타 다시 농장을 공격할 계획을 세운다.

"신나는 동물농장"은 "에이스 벤츄라2" "패치 아담스" "브루스 올마이티"의 시나리오 작가 스티브 오드커크의 감독 데뷔작이다. 감독이 20년 전부터 머리에 담아뒀던 스토리가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 것.

영화의 장점은 입체감이 더해진 캐릭터에도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부성애와 가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주워다 기른 아들 오티스를 위해 목숨을 던지는 벤의 행동과 아버지를 닮아가려는 아들의 노력은 눈시울을 뜨겁게 할 정도. 감독은 오티스가 여자친구인 데이지의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오티스의 목소리 연기는 미국 유명 TV시리즈 "더 킹 오브 퀸스(The King of Queens)"의 주인공 케빈 제임스가 맡았다. 여자친구 데이지의 목소리는 "프렌즈"의 스타 커트니 콕스의 것을 빌렸다. 아버지 벤은 "내일을 향해 쏴라" 등에 출연했던 샘 엘리엇에 의해, 암탉 에타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그린 카드"의 앤디 맥도웰에 의해 각각 표현된다.

뮤지컬 영화는 아니지만 힙합ㆍ아카펠라ㆍ록 등의 주옥같은 노래들이 영화 전편을 채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괴로워하는 오티스의 내면이 표면적으로 표현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

어린이들을 위해 제작된 한국어 더빙판은 한글 자막판보다 순화된 대사로 녹음됐다고 직배사 UPI 측은 밝혔다.

18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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