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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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스텝업
  • 윤종원
  • 승인 2006.11.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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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음악에 맞춰 추는 춤은 흥겹다. 건강한 몸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 하다. 춤추는 이가 선남선녀라면 금상첨화.

가난한 동네에서 힙합춤을 추는 B-보이와 예술학교에서 정통 발레를 배운 발레리나가 엮어내는 청춘 영화 "스텝업"은 1983년 국내에서도 빅히트한 제니퍼 빌즈의 "플래시댄스", 1987년 개봉돼 역시 큰 사랑을 받았던 패트릭 스웨이지와 제니퍼 그레이의 "더티댄생", 한 소년이 발레리노로 성장해가는 드라마를 밀도있게 그린 2001년 개봉작 "빌리 엘리어트"의 계보를 잇고자 했다.

전혀 대비되는 춤의 색깔만큼 전혀 다른 삶을 산 두 청춘을 내세워 꿈을 향해 가는 젊은 날의 성장통을 그린다. 시각적 즐거움에 사랑과 우정, 희망 등 나름대로의 메시지까지 담으려 애쓴 작품이다.

지난 8월 개봉한 미국에서 개봉 첫 날에는 "월드트레이드센터"를 누르기도 하는 등 기대 이상의 흥행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젊은 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이 영화의 성공으로 주연 배우인 채닝 테이텀과 제나 드완은 과거 스캔들까지 다시 들춰질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노라 역의 제나 드완은 현재 카메론 디아즈의 연인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게 새삼 드러났다. 쟈넷 잭슨과 엔싱크의 안무를 담당했던 전문 댄서 출신.

아르마니, 노티카의 모델이었던 타일러 역의 채닝 테이텀은 할리우드 패션 아이콘에서 전문 B-보이 못지 않은 춤실력을 지닌 배우로 거듭 태어났다.

친구 맥, 맥의 동생 스키니와 함께 서민층 동네에서 차나 훔쳐 팔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아무런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타일러는 예술학교 기물을 파손한 벌로 학교에서 사회봉사 100시간을 명령받는다. 타일러는 힙합춤을 출 때만 유일하게 위안을 얻는다.

학교에서 우연히 발레리나 노라를 만난다. 노라는 졸업작품 쇼케이스를 통해 전문댄스회사에 발탁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상대 남학생이 발이 접질리는 부상을 입어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새로운 춤에 호기심을 갖게 된 타일러는 파트너를 자청하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던 노라는 이를 받아들인다. 자유롭게 몸의 흐름을 맡기는 춤을 추는 타일러는 발레의 기본 형식을 흘낏흘낏 배우려 하고, 규격화된 동작에 익숙했던 노라는 타일러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관심을 둔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노라와 가까워지면서 타일러 역시 꿈을 품게 된다. 예술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것. 맥은 그런 타일러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자신처럼 뒷골목 출신이면서도 예술학교에서 꿈을 키우는 마일즈와 춤에 노래를 더하려는 루시 등을 만난 타일러는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당연하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노라의 원래 파트너가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타일러의 위치가 난감해진 것. 두 사람의 위기 극복 과정이 흥겨운 춤에 실려 소개된다.

마일즈 역의 마리오는 빌보드 싱글차트 9주 연속 1위를 기록한 2005년 히트곡 "Let Me Love You"의 바로 그 가수. 이 영화로 연기에 도전했다.

젊음의 건강성을 지향하는 영화가 걷는 도식적인 이야기 흐름을 택했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춤과 노래는 구태의연함을 미처 느끼지 못하게 한다.

춤추는데 열심인 타일러에게 흑인 맥이 "너, 백인 콤플렉스 때문이지?"라고 말하는 장면이 애교스럽다. 힙합춤은 흑인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 않나.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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