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연애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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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연애의 기술
  • 윤종원
  • 승인 2006.11.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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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스페인 박스오피스 1위

사물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이나 능력을 우리는 기술(技術)이라고 말한다. 연애할 때도 이런 기술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후회하는 일도,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어 헤어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여기 제목만 보면 연애의 기술에 대해 한 수 가르쳐줄 것 같은 영화가 있다. 2002년 스페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연애의 기술(The Other Side of The Bed)"이 그것. 그렇지만 사실 영화 속에서는 연애의 기술 같은 건 없다.

"연애의 기술"은 연애를 둘러싸고 청춘남녀의 솔직한 감정변화를 그대로 좇아간 영화. 다른 사람에게 곁눈질하며 마음을 잡지 못해 갈팡질팡하다가도 다시 "내 애인이 최고야"라며 마음을 돌리는 나약한 인간의 심리를 영화는 코미디로 재치 있게 풀었다.

"순정남" 페드로(귈레르모 톨레도)와 바람기 다분한 하비에(에르네스토 알테리오)는 둘도 없는 친구다. 그들에게는 각각 금발미녀 파울라(나탈리아 베르베케)와 "천사표"(알고보면 전혀 천사표가 아니다) 소냐(파즈 베가)라는 동거녀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파울라가 페드로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것. 상심한 페드로는 이 사실을 하비에와 소냐에게 털어놓으며 "파울라의 새 애인을 꼭 알아내겠다"고 다짐한다.

그런데 파울라의 새 애인은 다름 아닌 하비에. 두 사람은 호텔에서 불륜을 즐기며 페드로와 소냐의 눈을 피한다. 그런 와중에 소냐는 파울라에 대한 사랑으로 마음을 접지 못하는 페드로의 순수성에 매료된다. 이들도 이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된 것.

파울라와 불륜을 즐기던 하비에는 소냐가 외박하자 낌새를 눈치채고 몸이 단다. "내 불륜은 용서되지만 애인의 불륜은 참을 수 없다"는 인간의 이중적인 심리가 발동하기 시작한 것.

영화는 "한 사람에게만 충실해야 한다" "불륜은 비난받아야 한다"는 등 도식적인 설교를 늘어놓지 않는다. 자유로운 스페인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탓인지 젊은이들의 연애는 자유롭고 거침이 없다. 내일 발각돼도 오늘의 감정에 충실하자는 현대 젊은이의 연애관이 그대로 반영된다.

이 영화가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 구별되는 점은 뮤지컬 형식을 차용했다는 점. 프로는 아니지만 주연배우들이 보여주는 춤과 노래는 신선하다. 인간의 성정은 인종과 지역을 불문하고 크게 다르지 않아 스페인 사람들을 사로잡은 영화의 매력은 국내에서도 일정 정도 통할 듯싶다.

영화 "스팽글리쉬" "그녀에게"로 친숙한 파즈 베가가 소냐 역으로 출연했다.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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