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시력관리가 평생 눈건강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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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시력관리가 평생 눈건강 좌우
  • 박현
  • 승인 2006.11.03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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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학회, 30년 임상논문 분석결과
대한안과학회(이사장 김시열)에서는 올해 11월11일 눈의 날을 맞아 나날이 심각해지는 어린이 근시에 대한 유병률 분석과 바른 시력검사의 중요성 및 검진법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했다.

또한 어린이 안질환의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유도하기 위해서 사시, 약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어릴 적 눈 관리가 평생 눈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지난 30여 년간 어린이 근시 유병률 3배 가량 증가

대한안과학회에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상반기까지 학회에 보고된 임상연구논문들을 분석해 어린이 근시 유병률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초등학생들이다. 분석결과 1970년대에 8~15%인 것이 2000년대 상반기에는 46.2%로 조사돼, 지난 30여 년간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은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년대 별로 살펴보면 1970년대는 8~15%, 1980년대 23%, 1990년대 38%, 2000년대 46.2%였으며 매 연대별 1.5배 이상 어린이 근시가 증가하고 있었다. 주목해야 할 사항으로는 일반적으로 근시의 진행은 18~19세까지 진행되는데, 2000년대 상반기 기준으로 징병검사를 받은 만 19세의 근시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56.4%)이 근시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평생 시력을 좌우하는 어린이 연령대의 시력관리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재확인됐다.

대한안과학회 백혜정 교수는 "어린이의 근시 유병률이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취학연령 이전부터 학습량이 증가되고 컴퓨터활용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과도한 눈 조절 근육의 사용을 들 수 있다" 고 설명한다.

더불어 근시가 있는 어린이의 부모가 시력에 대한 관심이 깊고 이에 따라 진단과 교정이 증가하는 것도 유병률 상승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부모의 관심은 바람직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정상시력의 어린이에게 근시를 안겨줄 수도 있다.

백혜정 교수는 "시력검진이 얼마나 정확했느냐에 따라 오히려 정상시력인 어린이를 근시로 진행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과교정 역시 근시 유병률의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변덕스런 어린이 시력, 정확히 측정해주는 시력검진 선택해야

만일 어린이가 사물이 흐릿해 보인다는 호소를 할 경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가장 신중해야 할 항목으로 부모가 어떤 검진과 교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린이의 시력 상태를 좌우할 수 있다. 가성근시 여부까지 명확히 파악해야만 바른 시력 교정을 할 수 있어서이다.

가성근시는 어린이에게 많은 일시적인 근시 증상으로 앞서 환경적 요인으로 지목되었던 학습시간 증가, 컴퓨터 게임, 비디오 시청 등과 같은 근거리 시각 작업량이 늘면서 피로해진 눈의 조절근육이 수축돼 오는 가짜근시 증상이다. 가성근시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근시 증상이 있는 상태에 맞춰 시력 교정을 해주게 되면, 과교정으로 인한 어지럼증, 두통 등의 부작용과 근시의 급속한 진행을 부르게 된다.

그렇다면 어린이 시력 검사에는 어떤 검진이 적합한가?
반드시 조절마비제 점안 굴절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첫 시력검진이라면 필수사항이다. 조절마비제는 눈의 조절근육을 풀어주는 점안액으로 일시적으로 눈의 조절근육이 수축되는 가성근시의 검진과 굴절조절 내사시 등 세밀한 검사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자동굴절검사로는 가성근시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시력감소를 호소하는 가성근시 어린이에게 당시 근시 상태의 시력을 적용해 근시 교정 렌즈를 착용시키면, 그 상태로 시력이 굳게 돼 정상시력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 가성근시는 안경 교정 없이도 점차 정상시력으로 회복되는 것이 특징.

반면 근시를 비롯한 난시, 원시 등 굴절 이상으로 인한 시력 저하가 진행되고 있다면 어른과는 달리 반드시 안경 교정을 해줘야 한다. 방치하게 되면 약시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조절마비제 점안 굴절검사의 중요성은 많은 임상을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대한안과학회에서 2~14세의 어린이 230명에 대한 조절마비제 점안 후 굴절검사 측정치와 자동굴절검사 측정치를 비교해 오차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령이 낮을수록 0.5 디옵터 이상 차이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각 연령별로 오차를 보이는 비율을 보면 2~5세는 49.6%로 절반 가량이, 6~9세는 37.9%, 10~14세는 18.2%였다.

대한안과학회 오세열 교수는 "어린이가 시력 및 시야 장애를 호소할 때 마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듯, 간단하게 시력교정을 해 주다가는 어린이의 시력을 망치기 십상" 이라며 "평생 어린이의 눈 건강을 위한다면 검진법 선택에도 신중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연령대가 어리거나 첫 시력검진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조절마비제 점안 굴절검사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늦어도 만 3세부터 안과 검진해줘야, 어린이 안질환 조기치료 가능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옛말이 있다. 이렇게 소중한 눈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대한안과학회 장혜란 교수는 "어린이는 자신의 증상에 대해 표현이 서툰 만큼, 증상호소가 없더라도 일찍부터 안과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어린이 눈 건강을 위한 필수 요건" 이라며 "만 5세 전후로 시신경 세포가 성인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므로, 늦어도 만 3세부터 안과검진을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어린이 눈 질환은 얼마나 빨리 진단하고 치료하느냐에 따라 평생 눈 건강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대한안과학회에서 서울, 충북지역 유치원을 대상으로 조사 중, 정밀 검사를 실시한 만 3~6세 어린이 2,972명의 어린이 눈 질환 검진결과를 보면 굴절이상이 75.3%로 가장 많았으며, 약시 18.3%, 사시 7.4%, 백내장과 같은 전안부 이상이 11.9% 기타 안저 이상질환이 0.3%였다.

굴절이상 외에 유병률이 높은 사시와 약시는 동시에 병행되거나, 다른 신체질환과 함께 유발되기도 한다. 사시는 전체 어린이의 2~3%를 차지하며 전체 소아사시환자의 약 11% 정도가 다른 신체 질환을 동반하고 있었다.

사시는 정면을 볼 때 두 눈이 한 곳을 보지 못하거나 어느 한쪽 눈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뇌 손상, 근육 이상, 가족력이 거론되고 있으며 정상아에서도 발생하기도 한다.

2세에서 3세 사이에 발생하는 굴절조절 내사시는 중등도 이상의 원시로 인해 발생하는데 조절마비제 점안 굴절검사 후에 안경으로 교정치료를 하기도 한다.

한편 약시는 안경교정으로 시력교정이 되지 않는 시력 저하 증상으로 유, 소아기에 시력발달을 위한 정상적인 시자극이 결핍되면서 시력발달이 미숙한 상태이다. 사시, 굴절이상, 형태시 결핍 등이 약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유병률은 전체 학동기 아동의 2% 내외, 사시 환자의 약 12%에서 약시가 있었다.

그러나 약시 환아의 50% 이상이 5세가 될 때까지 진단받지 못했다는 보고가 있어 정기적인 어린이 안과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어릴 때 발견할수록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생길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 장혜란 교수는 " 자녀의 눈 건강은 부모의 관심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며 " 증상이 발견되기 전에 정기 안과검진을 통해 자녀 눈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는 것과 일상생활 중, 눈에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눈의 피로를 줄여 주는 생활습관으로는 독서을 할 때는 책을 눈에서 약 30cm 정도 떨어져서 보도록 하고, 컴퓨터나 TV는 가까이서 장시간 보지 않도록 하며, 화면은 눈높이보다 낮게 설치 해 준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도록 주의를 시켜야 한다. 실내조명은 균일하고 어둡지 않게 위에서 비춰주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는 것도 눈 피로를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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