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경화(高京華) 의원은 24일 국내 국립병원들이 환경호르몬이 포함된 PVC 제품을 무분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인 고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립의료원 등 9개 지방 국립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다수 국립병원들이 환경호르몬 노출 위험이 있는 PVC 재질의 의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수액세트, 연결관, 소변주머니의 경우, 9개 국립병원 전부 DEHP가 포함된 PVC 용품만을 100%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국립의료원은 수액백을 전부 비(非) PVC로 교체했지만 혈액백 등 다른 항목에서는 대부분 PVC 재질의 의료용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또 환경호르몬으로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소아환자에게조차 PVC 재질로 된 "제대혈 카테터"(제대혈 추출시 사용되는 튜브)를 사용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고 의원은 주장했다.

DHEP는 PVC 재질 플라스틱을 연성화하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로 2005년 유럽연합 위원회는 이를 생식독성물질로 최종 확인했고, 식약청은 남성 신생아, 남성 태아를 임신하고 있는 임산부와 사춘기 남자에게 위험도가 높은 의료과정을 수행할 때에는 DEHP를 함유하지 않은 PVC로 대체하기를 작년에 권고한 바 있다고 고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환경호르몬인 DEHP가 포함된 의료용품은 작년부터 이미 문제가 돼 민간의료기관은 비 PVC 사용에 앞장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국립병원들이 아직도 PVC 제품을 사용하는 등 안이한 대처를 하고 있다"면서 "수액백의 경우는 기존 PVC와 가격차이가 없는 비 PVC가 대량 공급되고 있는 만큼 기존 PVC를 친환경제품으로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