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 오류 줄이기 위해 전문가 자문 및 건보 일산병원 임상 검토 상시화
질병·행위에서 수술·처치 분야로 확대…학회 등과 협업해 주제 선정 예정
[병원신문=정윤식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이 급여비 통계 분석을 활용한 적정진료 유도 사업을 고도화한다.
특히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계적 통계 분석에 따른 과잉진료 낙인’ 우려에 대해 임상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심층분석 및 임상검토 등 다각도의 보완책을 통해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급여관리실 적정진료분석부는 3월 31일 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적정진료 통계 분석 자동화의 목적은 이상 경향을 탐지해 기초 현황을 파악하는 데 있을 뿐, 해당 분석만으로 과잉 진료 여부를 단정 짓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개별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복합적인 건강 상태 등 급여비 분석만으로 파악하기 힘든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종헌 급여관리실 실장은 “건보공단이 임상을 완벽히 알고 있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현장과의 괴리는 있을 수 있지만, 우선적으로 요양기관 종별 평균 대비 극도로 과다한 진료를 과잉진료로 바라보고 있다”며 “일반적인 통계 분석으로 이해하면 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극과잉과 극과소에만 집중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반적 의미의 과잉진료는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진료로 환자건강 증진에 거의 이득이 없거나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증거가 없음에도 시행되는 진료·시술을 의미하기 때문에 건보공단의 ‘극도로 과다한 진료’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
현재 건보공단 적정진료추진단은 분석과제가 선정되면 즉각적인 심층분석과 임상기준 검토를 동반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환자 구성, 환자별 중증도, 입원 및 수술 이력, 부상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임상 현장의 진료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 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진료과별 의료진으로 구성된 임상의학자문단을 비롯해 각 임상학회와 상시적인 자문을 진행해 분석 결과를 보완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후 해당 요양기관에 의견 조회나 안내문 발송, 현장 점검 등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급여기준 개선 의견을 제시하거나 보험자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제도적 구제를 돕고 있는 건보공단 적정진료추진단이다.
적정진료추진단 출범 이후 급여비 지출이 지속해서 폭증하거나 재정 영향이 큰 항목을 우선 점검해 온 건보공단은 실질적인 재정 절감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장암 검진의 분변잠혈검사 분석을 통해 양성판정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93개 기관을 대상으로 서면 및 방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30%에 달하던 평균 양성판정률이 조사 이후 4개월 만에 14.1%로 15.9%p 급감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내시경 검사를 받은 인원 5,137명을 줄여 약 6억6,500만 원의 검사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냈다.
이 외에도 적정진료추진단은 △독감 응급실 과잉 진료 △주·부수술 부적정 청구 △수압팽창술 과다 시행 △내측상과염·관절강내 주사 △유방암 판정유보 등의 주요 추진 성과를 냈다.
올해부터는 그간 마련한 과다 의료행위 탐지 및 분석 방법론을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기존 행위(검사·영상) 중심이던 분석 영역을 수술 및 처치 분야로 대폭 확대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그 외에도 적정진료추진단은 그간 진행한 현장점검, 안내문 발송, 보도자료, 제도 개선 등 후속조치에 대한 성과를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단, 현장의 행태 변화가 청구자료에 반영되는 시차는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은 급여관리실 적정진료분석부 부장은 “단순 진료 건 단위 분석을 넘어 환자 단위별로 불필요한 항목이 반복되거나 과잉 투입되는지를 살피는 등 다각적인 탐색을 시도할 뿐만 아니라 관련 학회와 올해 상반기 중에 협업해 분석 주제 선정부터 함께 진행하고, 학술발표 등을 통한 성과 검증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부장은 “올해는 분석영역을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방법론을 더욱 고도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대내외에 확산·공유함으로써 적정진료 추진 업무가 건보공단의 핵심사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부언했다.
적정진료추진단 유기적 협력 장점…‘의료쇼핑’ 막을 국민 캠페인도 강화
건보공단 22개 부서가 얽힌 매머드급 추진단인 만큼 부서 간 업무 칸막이 문제도 해소됐다.
급여상임이사를 단장으로 급여비 분석반, 적정진료 실행반, 국민홍보반을 구성해 컨트롤타워로서의 권한을 부여했으며 매뉴얼을 통해 책임을 명확히 하고 매월 협의체를 통해 방향을 결정하는 등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지난해 시스템화 작업을 마쳐 현재는 안정적인 운영 궤도에 오른 건보공단 적정진료추진단이다.
또한 건보공단은 공급자 통제를 넘어 국민의 의료이용 행태 개선에도 집중해 정적진료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영은 부장은 “환자의 의료쇼핑이 과잉진료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불필요한 의료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의 ‘현명한 선택(Choosing Wisely)’ 캠페인을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함께 내실화하고 있다”며 “고가 검사인 CT의 과다 이용에 따른 방사선 피폭 위험을 알리기 위해 건보공단 누리집과 앱을 통해 개인별 이용 현황 정보를 제공, 의료 과소비를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