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축축한 날씨ㆍ건강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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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축축한 날씨ㆍ건강도 비상
  • 윤종원
  • 승인 2006.07.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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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ㆍ설사ㆍ피부병에 우울증까지

회사원 노모(27ㆍ여)씨는 요즘 몸이 으슬으슬한 것을 느끼며 감기기운을 달고 지내고 있다. 장마로 습하고 찬 날씨가 몇주째 이어지면서 생긴 증상이다.

지난달 20일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가 한달째 이어지면서 저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회사원 황모(33여)씨는 "딸(4)이 평소에는 정수기 물을 마시고 아무 탈이 없었는데 요며칠 내리 설사를 하고 있어 어른들 말씀대로 보리차를 끓여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유덕기 내과에도 최근들어 부쩍 설사와 복통, 감기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었다.

이 병원 유덕기 원장은 "몇주째 습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음식이 부패하기 쉽고 호흡기 질환, 무좀습진 등 세균성 피부질환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됐다"며 "주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와 노인들이 장마철 질환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지함 피부과 이미정 원장도 "장마 때는 손발이 비에 젖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손가락, 발가락 사이의 각질이 물러져 세균에 감염되는 간찰증에 걸리기 쉽다"며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어 잘 말리고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는 것이 장마철 피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토피는 건조하면 더 심해지는 병이기 때문에 봄가을보다 장마철에 증상이 완화되는 환자들이 많지만 빗물과 흙탕물이 피부에 닿는 것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 원장은 당부했다.

보건복지부는 "여름 장마철 건강관리요령"에서 △영양가 높은 식사 △규칙적인 생활 △음식과 물을 끓여먹기 △청결 유지 △정기적인 운동으로 체력 단련 △하루 두차례 이상 실내 환기 △난방과 청소로 실내 곰팡이 제거 등이 장마철 건강관리를 위한 기본수칙이라고 말했다.

해가 쨍쨍 나는 날이 드문 장마철에는 정신건강에도 무리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일조량이 적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겨울철이나 구름이 많이 끼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시애틀에서 우울증이 빈발하는 것처럼 어둡고 축축한 날씨가 사람들의 기분마저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유재학 교수는 "장마철 날씨로 인한 우울증은 전형적인 "계절형 기분장애"로 볼 수 있다"며 "실내 조명을 밝고 화사하게 하고 편안한 기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게 우울한 장마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지난 주말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친지나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릴 위험이 있다"며 "비피해를 입은 사람 중 70% 가량에게는 사소한 일에도 잘 놀라고 식은땀이 나는 등 PTSD 증상이 3개월 정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당초 이달 중순 장마가 끝날 것으로 내다봤으나 "에위니아" 등 태풍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종료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23~25일 만주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해 장마전선의 북상을 방해한다면 장마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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