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울트라 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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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울트라 바이올렛
  • 윤종원
  • 승인 2006.07.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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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이 바랜 울트라 바이올렛

뇌쇄적인 매력의 밀라 요보비치에게는 보라색 머리카락도 잘 어울린다. 워낙 강렬한 이미지의 소유자인 까닭에 남들은 소화 못하는 빛깔도 그녀에게는 자연스럽게 보인다.

문제는 보라색 머리카락이 어울린다는 이유만으로는 이 영화 앞에 관대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극중 그녀의 머리카락색은 때때로 "울트라 바이올렛"으로 변하지만, 그것이 영화의 제목이 돼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영화 자체에 강력한 보랏빛의 매력을 기대했다가는 정말 큰일 난다.

무한한 발전을 이룬 근 미래. 이 신세계 창조의 중심에 선 과학자 덱서스는 HGV라는 의문의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그 바이러스를 통해 초인군단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바이러스가 유출되면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퍼지고 이로 인해 "흡혈족"이라는 돌연변이들이 생겨난다. 흡혈족의 출현에 위기를 느낀 덱서스는 인류의 평화를 주창하며 돌연변이 색출, 멸종에 주력한다. 이에 돌연변이들은 "너바"라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덱서스에 저항하고, 그 중심에서 여전사 바이올렛이 활약한다.

바이올렛은 너바의 요청으로 덱서스에게서 비밀무기를 탈취하는데 성공하는데, 이송 도중 무기의 실체를 보고 그 속에 음모가 자리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무기의 비밀을 알게 된 바이올렛은 이를 너바에게서 마저고 빼돌려, 저항군 과학자 가쓰를 찾아가고 이에 너바와 덱서스 모두 바이올렛을 추격한다.

볼링공과 닌자, 사무라이의 이미지를 결합한 도입부의 시퀀스는 인상적이다. 오토바이가 중력을 무시하고 건물 벽을 타고 질주하고, 종이처럼 얇은 1회용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팔찌 등의 아이디어 역시 반짝인다.

하지만 CG의 과잉은 영화가 아닌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 하고, 사용된 CG마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해 여타 할리우드 SF 영화들에 비해 하수처럼 보인다. 심지어 기술 부족의 조악한 합성화면 같은 장면들도 이어진다.

액션 장면 역시 특별할 게 없다. 요보비치가 긴 머리카락을 사방으로 날리며 총알을 피해가며 춤을 추듯 싸우는 장면은 "매트릭스"에서 익히 본데다, 대부분의 장면이 지극히 관습적이다.

다만 한결 성숙해진 요보비치가 군살 하나 없는 몸매, 특히 단단한 아랫배 근육을 시종 과시하는 것이 눈요기라면 눈요기. 하지만 그녀 역시 CG의 힘을 너무 빌린 탓에 인공적으로 보이는데다, 무엇보다 카리스마가 너무 얄팍하다.

"이온 플럭스"에 이은 또 하나의 여전사 영화 실패작. 앤젤리나 졸리가 그립다.

20일 개봉, 12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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