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치료비 거액의 이자와 함께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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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치료비 거액의 이자와 함께 갚아
  • 최관식
  • 승인 2006.07.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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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로 미숙아 출산한 산모 서울위생병원에 이자조로 2천만원 전달
50년 전 어려운 시절 제왕절개수술로 미숙아를 낳았던 산모가 병원의 배려로 치료비를 다 치르지 못하고 퇴원한 뒤 부족했던 치료비와 함께 거금의 이자를 최근 되갚아 화제가 되고 있다.

"병원 앞을 지나칠 때마다 당시 원장님이셨던 류제한 박사(5대·7대 병원장, 외국인 선교사)를 잊을 수가 없네요"라는 말과 함께 허름한 옷차림의 머리가 하얀 70대 중반 할머니 한 분이 서울위생병원(원장 김광두)을 방문했다.

"고맙고 감사하고... 내 아들과 제 생명을 살려 준 서울위생병원은 제 은인이예요"라며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지금부터 50여년 전 만삭의 배로 위급하게 류제한 박사를 찾아 온 할머니는 곧바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 태어난 아기는 인큐베이터라고 하는 그 당시 매우 신기한 곳에서 치료와 간호를 받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퇴원하는 날. 그 당시 돈으로 4만원의 치료비가 나왔고, 어렵고 힘든 형편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을 때 병원에서는 2만원만 받고 건강하게 잘 키우라는 격려와 기도까지 해주고 퇴원을 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50년을 지내오면서 아들 생일만 되면 그 때 2만원을 덜 받았던 서울위생병원 생각을 하면서 "내가 이 빚을 언제 갚나"라는 생각에 몰두하게 됐다고.

며칠 전 할머니는 병원에 진찰을 받으러 온 걸음에 부원장실에 들러 봉투 하나를 놓고 병원을 총총 걸어 나갔다. 이게 뭐냐고 할머니에게 묻자 "50년 전 빌린 부채를 지금 갚는 거예요"라며 웃었다. 할머니가 가신 뒤 열어 본 봉투에는 2만원과 2천만원이 같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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