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카우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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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스카우트맨
  • 윤종원
  • 승인 2006.07.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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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문화 보고서 "스카우트맨"

"스카우트맨"이라 하면 "보이(혹은 걸) 스카우트"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다. 그런데 이 말은 일본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일본 섹스 산업에만 있는 특이한 직종이다. 성인용 비디오를 말하는 AV와 성인용 잡지 화보에 출연할 여배우와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젊은 여성을 스카우트하러 다니는 남자를 뜻한다.

일본 제목은 "고통(PAIN)"인 이 영화는 도쿄의 섹스 산업으로 흘러들어간 10대들의 방황과 고통을 그리고 있다. 실제 AV 감독 출신인 이시오카 마사토 감독이 현장에서 경험한 일들이 영화적 현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10대들의 일탈을 다룬 점에서는 임상수 감독의 "눈물"이나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와 비교할 수도 있겠다.

2000년 작품이라 이번 국내 개봉은 상당히 늦은 편. 그러나 영화가 담고 있는, 방황하는 일본 10대들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 듯하다. 2001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17세인 마리와 아쓰시는 연인 사이로 함께 살기 위해 가출해 도쿄로 온다. 그러나 집도 돈도 없다. 마리는 다리까지 약간 저는 상태.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둘은 길거리를 전전하다 자신들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미는 섹스산업의 유혹에 넘어가버린다. 마리는 원조교제를 알선하는 파티 티켓 판매에 뛰어들고, 아쓰시는 스카우트맨이 된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몸뚱아리마저도 내던지게 된다.

영화 속 세상은 암울하다. 세상의 관심사는 온통 섹스뿐이고, 변태 성욕자는 흔하다. 소녀가 씹던 껌을 돈 주고 사서 씹는 중년 남성의 모습은 그중에서도 가관.

가정과 사회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10대들은 무방비 상태로 거리로 내몰려 대단히 빠른 속도로 타락해간다. 문제는 그것이 타락인지조차 어느 순간 판단이 서지 않는다는 것. 그저 돈이 필요해서 한 행동일 뿐이고 몸을 팔고 섹스 산업에 관여하는 것이 그 순간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도쿄에서 윤리는 실종됐다.

얌전하고 예절 바르게만 보이는 일본인들이 이 영화 속에서는 "뒤로 별짓 다하는" 광경을 보자면 기막히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영화 속 모습이 일본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반면교사로서 반성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14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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