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임신, 제 안에 아기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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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임신, 제 안에 아기가 있어요
  • 윤종원
  • 승인 2006.07.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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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 나왔지만 급격한 신체변화 부담

지하철에서 30분 째 서 있던 임신 3개월의 이모씨. 머리가 아프고 눈이 빙빙 돌기 시작했지만 "배도 안 부른데 노약자석에 앉기도 민망하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버티다가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

초기 임신부들은 겉모습은 일반인들과 차이가 없지만 자궁 안에서 아기의 팔, 다리와 장기들을 만드는 중요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한 피로감, 스트레스, 우울증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고통을 호소한다.

저출산 문제가 사회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건설교통부 등 정부부처와 대한산부인과학회, 서울 YWCA, 희망제작소 등 민간단체들은 "임산부 배려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 임신 스트레스와 우울증 = 대부분의 임신부들은 직장과 육아문제, 아기의 건강에 대한 염려, 출산에 대한 공포, 임신으로 인한 신체 변화 등 몸과 마음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된다.
그러나 지나친 스트레스는 임신부의 정신을 해치고, 교감신경을 자극해 자궁의 혈액순환을 저해해 아기의 건강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임신 스트레스와 우울증 치료에는 남편의 애정 어린 관심이 확실한 처방이다.

■ 입덧 = 입덧은 임신부의 70~80%가 겪는 흔한 문제다. 대개 임신 4주~7주 사이에 시작돼 10~12주를 전후해 가장 심하고 임신 16주를 전후로 그 증상이 약해지다가 멈추게 된다. 그러나 가벼운 메스꺼움이나 구역질은 임신 기간 내내 나타나기도 한다.

헛구역질과 구토는 이른 아침이나 공복 시에 주로 나타나고, 심한 경우 음식은 물론 물조차 삼킬 수 없어 탈수와 영양결핍을 교정하기 위해 정맥주사를 맞기도 한다.

가벼운 입덧은 균형 잡힌 식사요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어 공복감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을 막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맵거나 기름진 음식, 튀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입덧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와도 깊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과로를 피하고 정서적으로 안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 피로와 불면증 = 임신 초기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 때문에 쉽게 피로해지는 한편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오히려 배가 어느 정도 불러오면 임신에 많이 적응돼 점차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주로 임신 초기 3개월과 말기 3개월이 피로감과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시기라고 한다.

피로를 덜기 위해서는 일찍 잠자리에 든다. 베개 위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옆으로 눕는 자세가 가장 편안하다.

잠들기 전에는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따뜻한 우유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운동은 몸을 깨우기 때문에 잠들기 3~4시간 전에 끝낸다.

■ 유산, 위태로운 임신 초기 = 전체 임신부의 10~15%가 유산을 경험하고 이 중 80% 이상이 임신 12주 이내에 일어난다. 임신 초기는 태반이 자궁 벽에 단단히 자리를 잡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임신 초기 유산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태아의 염색체 이상(50~60%)이다. 비정상적인 수정란이 자연도태 되는 현상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반면 임신 중기 유산은 엄마의 건강 문제가 중요한 원인이다. 자궁근종, 난소낭종, 풍진처럼 자궁과 난소의 이상, 감염 등이 중요한 원인이다. 그 밖에 과격한 운동, 물리적인 외상, 정신적인 충격, 음주와 흡연, 당뇨나 고혈압 등도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유산을 예방하려면 우선 충분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8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하고, 업무량을 하루 8~10시간 정도로 조절하며, 배를 압박하는 동작은 가급적 피한다.

예전에 유산을 여러 번 경험한 임신부, 복통이 있거나 속옷에 피가 소량 비칠 때는 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정보위원 최중섭 교수(성균관 의대)는 "임신 초기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외견상 달라 보이지 않는 초기 임신부들을 위한 사회적인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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