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라스트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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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라스트 키스
  • 윤종원
  • 승인 2006.06.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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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행복의 방정식 라스트 키스

"스물아홉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이는 나이 서른이 되는 두려움과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일탈의 유혹에 쉽게 빠져드는 29살의 특수한 심리현상.

국내에서도 흔히 "아홉수"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이 증후군이 꽤 폭넓게 받아들여지나 보다. "스물아홉 증후군"에 대한 영화 "라스트 키스(Last Kiss)"가 2002년 이탈리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니 말이다.

학벌 좋고 직장까지 "빵빵"한 "꽃미남" 카를로(스테파노 아코르시)는 함께 살고 있는 여자친구 줄리아(지오반나 메초지오르노)의 임신 소식에 기쁘기보다는 가슴이 답답하고 앞날이 캄캄해진다. 결혼하자는 그녀의 요구도 부담스럽다.

결혼한 친구 아드리아노(조르지오 파조티)는 "애를 낳는 순간 지옥은 시작된다"고 겁을 주고 가업을 잇기 싫은 파올로(클라우디오 산타마리아)는 이렇게 어영부영하다 서른이 될 수 없다며 "우리를 구속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자"며 친구 아드리아노와 알베르토(마르코 코치)를 꼬드긴다.

한편 이제 막 피어난 장미처럼 싱그러운 18살 고등학생 프란체스카(마르티나 스텔라)를 친구 결혼식에서 우연히 만난 카를로는 사랑에 빠진 10대 소년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는 이후 줄리아 몰래 프란체스카와의 위험한 만남을 시작한다.

영화는 곧 서른이 되는 네 친구 카를로■아드리아노■파올로■알베르토의 삶을 오가며 "스물아홉 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한다. 카를로는 결혼과 육아, 아드리아노는 육아, 파올로는 가업, 알베르토는 여자의 구속이 부담스럽다.

영화는 이들의 "스물아홉 증후군"을 두 가지 방향으로 푼다. 카를로는 줄리아에게 돌아오는 것으로, 아드리아노■파올로■알베르토는 캠핑카를 타고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들 이야기 외에 영화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은 줄리아 부모 에밀리오(루이지 디베르티)와 안나(스테파니아 산드렐리)의 갈등과 안나의 방황. 무뚝뚝한 남편에게 염증을 느낀 안나는 잠시 외도했던 남자와 다시 만나는 등 방황하지만 다시 남편에게 돌아온다.

카를로-줄리아 커플과 에밀리오-안나 커플을 통해 영화는 결혼이 주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밀리오는 카를로에게 "긴 세월 동안 한 여자와 아옹다옹하며 살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역설하고, 안나는 딸 줄리아에게 "결혼은 화해와 용서를 통해 굳건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것은 카를로의 독백. 카를로는 "더 큰 집, 더 큰 풀장, 커다란 냉장고, 행복한 가정, 건강한 아이들"을 외치며 "행복은 이런 거라고"라며 결혼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다. 이는 마치 이 영화가 결혼에 대한 찬가처럼 들리게 한다.

그러나 영화가 이렇게 끝나면 영 재미없지 않은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안겨주는 최고의 재미다.

7월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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