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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폭력 ‘일벌백계’, '무관용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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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폭력 ‘일벌백계’, '무관용 대응' 필요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07.1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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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의무제 도입‧반의사불벌죄 폐지‧엄정한 법집행 등 강조
병원협회‧국회, ‘안전한 응급실 진료환경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 공동 개최
대한병원협회는 7월 11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 '안전한 응급실 진료환경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병원협회는 7월 11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 '안전한 응급실 진료환경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최근 응급실에서 의사 상해 및 방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등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故 임세원가 진료 중 환자의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 병원계가 의료기관 내 비상벨 설치 및 보안 전담인력 배치 의무화, 그리고 의료인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지만 의료기관 내에서의 의료진을 향한 폭력 등 불미스러운 행위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의료계와 TF를 구성해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보완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의료계는 현장 상황에 맞게 법적‧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윤동섭)는 7월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김민석‧김원이‧신현영‧백종헌 의원과 공동으로 ‘안전한 응급실 진료환경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원 제주한라병원 부원장과 정성필 대한응급의학회 학술이사는 이구동성으로 응급실 폭력 사건에 대해 일벌백계 해야 한다면서 현장 상황에 맞는 법과 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먼저 ‘응급실 폭행방지대책 시행 이후 현장 상황 및 실질적 지원방안’을 발표한 김원 제주한라병원 부원장은 경찰의 대응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에 접수된 응급실 범죄 건 수는 2009년 42건에서 2018년 490건으로 10년 새 11.7배 증가했으며 의료기관에서 일어나는 폭력 범죄 건수도 증가 추세에 있다. 병상규모별 폭행 발생 비율은 300병상 이상이 39%를 차지해 의료기관 규모가 클수록 폭행 발생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폭행 등 사건이 발생해도 피해 신고는 소극적이다. 신고를 해도 처벌하지 않는 비율이 처벌하는 비율보다 높고 처벌 수위 역시 약하기 때문이다.

김원 제주한라병원 부원장

김 부원장은 “사건 발생에 비해 피해 신고는 소극적이고 처발 받지 않은 비율이 매우 높아 한번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계속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면서 “법원선고 판결 역시 적고 처벌 내용도 경미해 지금까지 보고되는 내용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11월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이 추진돼 진행되고 있지만 실효성을 갖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전한 응급실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응급의료법이 개정됐지만 현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부원장은 “전체 응급의료법에서 반의사 불벌죄를 삭제하고 상해에만 적용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응급실 폭력 사건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라는 점을 감안해 테러로 규정해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의료법과 응급의료법에 산재한 폭력에 관한 법률에 대해선 특가법으로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응급실 폭력 및 폭행 신고 역시 아동학대(아동보호법)와 같이 신고의 무화가 돼야하고 응급의료법 적용대상도 응급센터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청원경찰, 보안요원, 원무 및 행정직원)이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환자가 주취자 혹은 응급의료법 위반자인 경우 응급의료제공 거부권을 인정하고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시에도 응급의료법 위반시 형법 제10조 제1항(심신장애자 불벌) 및 2항 규정을 미적용할 것과 손괴에 대해서도 구속 수사 및 무관용 원칙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즉, 응급의료법 및 의료법에 처벌받은 사람은 중증도 KTAS 3등급 이하면 지정 병원에서만 치료를 받도록 법제화하자는 것.

특히 경찰의 대응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초기 진압이 중요하나 현재의 법과 제도로는 사실상 진압을 위한 행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부원장은 “손괴, 업무방해처럼 체포하고 신고 즉시 경찰이 출동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응급실에서 장비를 손괴한다는 것은 환자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만큼 안전요원의 대응수칙을 낮춰줘야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찰 대응 원칙과 관련해선 손괴, 업무방해도 신고 접수 필요, 신고 즉시 출동 및 무관용 원칙 대응, 공무집행 방해에 준하는 구속수사 등을 담은 ‘응급의료현장 폭력행위 대응지침 시행’, 경찰 순찰선에 응급센터 추가, 피해자 보복방지 대책(피해자 스마트워치 제공) 등을 제시했다.

김 부원장은 “정부는 응급실 비상연락시설, 보안장비(CCTV 등) 설치‧유지비를 실비로 의료기관에 보조하고 응급실 전담 안전 관리자 지원, 주취자 응급의료센터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며 응급실 이용문화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김 부원장은 “병원에 응급실 안전관리 전담인력을 배치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응급의료에 대한 사전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응급실‧외래 환자를 안전관리료를 신설해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응급실 폭력 대응은 병원 단위로는 할 수 없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대응을 해야 하고 이점은 지난 수년 동안 수없이 의료계가 요구해온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성필 대한응급의학회 학술이사(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
정성필 대한응급의학회 학술이사

한편 ‘응급실 폭행 관련 해외사례 및 법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발표한 정성필 대한응급의학회 학술이사(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 교수)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통해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정성필 학술이사는 미국은 응급실 폭력을 작업장 폭력으로 크게 보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보건의료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도 작업장 폭력 빈도가 높아, ‘건강관리 및 사회 서비스 근로자를 위한 직장 폭력 예방법’이 지난해 4월 하원을 통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 이사는 “미국에서는 연방법으로 응급실 폭력뿐만 아니라 직장내 폭력까지 여러 폭력을 다루고 있고 주법(State legislation)에서는 고용주가 직장 폭력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하고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 법령에 의료 종사자를 포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은 ‘비상 근무자에 대한 폭행법(Assults on Emergency Workers(Offences) Act 2018)’을 제정해 근무 중인 비상 근무자를 폭행한 경우 최대 12개월의 징역형(기존 형량의 2배)에 처하고 있다. 여기에는 경찰, 소방뿐만 아니라 NHS 의료 서비스 제공에 종사자, 다시 말해 의료인도 포함돼 있다.

또한 국제적인 병원평가 기준도 폭력에 대한 병원의 대응 기준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Joint Commission Standars는 병원에서 직장 폭력 예방 프로그램과 관련된 작업장 분석을 실시하도록 하고 이같은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병원이 작업장 폭력 안전 및 보안 위험을 완화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병원이 지속적인 직장 폭력에 대하 모니티렁, 내부 보고 및 조사를 위한 프로세스를 수립하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사례와 같이 우리나라도 폭력을 응급실에 한정하기보다는 범위를 넓혀 법과 제도를 더욱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정 이사는 “응급실 폭력만을 따로 떼어 법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처럼 직장 폭력 또는 광범위한 법을 만들어 같이 다루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응급실을 포함한 보건의료 전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조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이사도 앞서 김 부원장과 마찬가지로 “무관용 원칙에 입각한 엄정한 법 집행은 현장 대응 단계에서 필요하다”면서 “폭력이 왜 생기게 되는지 환경적 원인을 파악하고 응급실 서비스 디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보안전문가를 양성하고 보안요원 및 경찰이 현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쌍방폭력 문제를 해결하고 폭력행위자를 응급실 밖으로 퇴소시키는 게 가능하다고 했다.

정 이사는 “미국에는 보안전문가학회가 있다”면서 “보안요원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권한을 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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