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을 앓아온 파키스탄 소년이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게 됐다.

24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파키스탄 소년 사지드 무굴(12)군은 최근 8시간에 걸친 심장수술을 성공리에 받고 회복 중이다.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태어난 무굴군은 태어난 지 이틀 만에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받았으나 가정 형편과 현지 의료장비의 미비로 5살까지 그대로 방치돼 걷지도 못하고 누운 채 살아왔다.

수술을 받으려면 해외로 나가야 했지만 무굴군의 아버지는 일당 5천원의 건설노동자로 하루 약값도 충당하기 힘들었고 어머니마저 당뇨가 심해 무굴군의 치료를 생각하지 못했다.

이처럼 시간만 보내다 무굴군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고 현지 후원단체의 도움으로 간단한 수술을 받아 연명해 왔지만 최근 청색증까지 보이면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마침 무굴군의 소식이 파키스탄 현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선한사마리아병원에 알려졌고 병원 측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해온 삼성서울병원의 최연현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해 수술이 성사됐다.

최 교수는 즉각 병원 심장혈관센터에 무굴군의 상황을 설명하고 초청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중재했으며 무굴군은 11일 입국한 후 검사와 진료를 거쳐 16일 8시간의 대수술을 마쳤다.

수술을 담당한 전태국 교수는 "무굴군의 경우 소아심장수술로는 고난도의 수술이었지만 결과가 좋아 회복 후에는 다른 아이들처럼 뛰어 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무굴군이 수술 후 의료진에게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향후 열심히 공부해 가난한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