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교대제 개선 관건은 ‘인력충원’
상태바
간호사 교대제 개선 관건은 ‘인력충원’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8.11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양한 고용형태·재정·의료이용 문화 등 종합적 고려 필요
보건복지부, 교대제 개편 정책적 지원 고민…조만간 시범사업 실시

간호사 3교대 근무제 개선방안으로 예측 가능한 패턴형 근무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제시됐지만 다양한 고용형태와 의료수가, 건강보험 재정, 의료 이용행태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지 않을 경우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8월 11일 오전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생명홀에서 열린 ‘간호사 인력문제 해결의 열쇠, 새로운 교대제 개편의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전체적으로 교대제 개선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긍정적이지만 전반적인 인력 확대를 위해서는 수가를 포함한 재정적인 문제와 의료문화 이용행태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 부회장은 “병원협회가 지난 2017년부터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 컨설팅을 통해 매년 병원들을 선정, 패턴근무제 등 규칙적인 교대제 설계 및 적용을 지원했으나 모니터링 결과 다양한 애로사항이 있어 지속적으로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매번 방안까지는 마련되지만 지속성이 어려운 만큼 분석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 부회장은 “미국과 비교를 하는데 미국이라는 나라는 기본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적고 더 많은 보험료를 받아 인력확충에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우리나라는 고려하지 않는다면 인력확충과 교대제 개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병원에도 외국처럼 다양한 고용형태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부회장은 “근본적으로 야간 및 불규칙적인 근무를 기피한다면 이를 메워줄 수 있는 시스템도 있어야 한다”면서 “미국은 다양한 고용형태가 있지만 우리는 파견 형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부회장은 “정규직은 어렵지만 긴급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모든 것을 정규직으로 해결할 경우 병원의 경영에도 부담이 되고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인해 국민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간호사 수급 역시 단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이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에 포함되면서 중소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의 인력 수요가 가중됐고 전체적인 임금도 수준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송 부회장은 “결국 인력도 문제지만 재정문제도 포함돼 있다”면서 “재정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교대제 개편 대안으로 가져가기는 어렵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교대제 개편과 관련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왼쪽부터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양정석 과장
왼쪽부터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양정석 과장

이날 토론회에서 양정석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교대제 자체는 병원의 여건, 환자, 간호사, 의료인력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며 “정책적으로 지원할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고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양 과장은 “핵심적인 것은 근무 자체를 패턴화하고 예측 가능한 것이 주안점”이라며 “별도의 인력충원 없이 근무형태만 바꾼다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인력충원을 위한 인센티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인한 단기적인 인력수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고민이라면서 다른 제도적 문제를 보완해 발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토론에 앞서 박경옥 강릉 원주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적정인력, 적정근무, 적정휴식 -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의료기관 교대제 신모델’을 제안했다.

예측 가능한 패턴형 근무제는 야간 근무를 중심으로 패턴형 근무가 순환하고 교대조·상근조·야간전담조를 일정한 주기와 동일한 기회로 순환해 예측가능하게 한 교대제 모델이다.

박 교수는 “일일 근무인원은 근무인원 전체 수뿐만 아니라 간호사 개인의 휴가 일수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인력배치수준이 상향되지 못하고 근무인원의 전체 수가 현재 수준이라고 가정할 때 근무하는 간호사가 휴일을 많이 사용하면 일일 근무인원은 적어져서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면서 “반대로 일일 근무인원의 수를 증가시키면 노동강도는 낮아지나 휴가를 적게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적정근무, 적정휴가, 배치되기 위해서는 적정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현 서울대학교 간호대 교수도 발제를 통해 교대제 개편 대안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안하고 중장기적으로 간호사 인력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전망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의 성과로 △4.8조 3교대로 설계돼 대폭 개선된 교대제 적용 △제도의 안정적 운영 경험 축적 △환자와 제공인력의 만족도 증가 △입원환자의 욕창발생률 감소 △높은 원가보전율로 의료기관의 경영수지 개선 △국제수준의 간호사 확보 등을 꼽은 김 교수는 입원환자 간호의 표준 모형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전 병동 통합간호 실시 기관 확대, 중소병원형 아급성기 모형 도입시 세부적 설계 필요, 간호사 최소기준 설정과 함께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를 더 많이 고용해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며 상급종합병원 및 수도권의 병동수 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게다가 간호인력 배치실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해야 한다면서 간호인력의 실제 배치가 하한선에 집중돼 있는 만큼 여유 인력 고용을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했다.

간호사 수급에 대해선 최근 신규등록 간호사가 신규고용 간호사보다 1만명 이상 초과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간호사 인력수급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오히려 간호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병원이 제시하는 임금수준이 3교대로 근무할 간호사를 구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