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변비가 ‘노쇠’의 신호
상태바
노인 변비가 ‘노쇠’의 신호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4.13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체 기능 중증 저하 노쇠 노인 가운데 약 18%가 변비
건강한 노인보다 4배 많아…실내 자전거·맨손 운동 등 꾸준히 해야

노인의 변비가 단순히 소화 장애 문제를 넘어 신체 ‘노쇠’의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정희원 교수와 소화기내과 임지혜 전문의가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 노인 1천 3백여 명을 대상으로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정희원 교수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정희원 교수

그 결과 신체 노쇠 노인 중 변비 환자 비율이 건강한 노인보다 4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

신체 노쇠(frailty)는 노화(aging) 축적에 의한 결과로, 신체 기능이 떨어져 향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낙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 된 상태를 일컫는다.

노인에게 신체 노쇠가 발생하면 결국 여러 질환으로 이어져 통계적으로 병원 입원 기간이 길고 장애 발생 위험, 치료 후 합병증 발생 위험, 사망 가능성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

변비와 신체 노쇠는 부족한 신체 활동량, 영양 섭취 불균형, 수분 섭취 부족 등으로 생겨 그 원인이 비슷해 변비와 신체 노쇠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정확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 1,277명의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 정도를 조사했다.

변비 여부는 국제 변비 진단 기준(Rome criteria-4)을 활용해 복부 통증 빈도, 배변 빈도, 변의 모양 등을 설문 조사했다. 신체 노쇠 정도는 주관적 피로감, 낮은 활동성, 보행 속도 및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평가했다.

먼저 전체 조사 대상 노인 중에서 344명(약 27%)은 건강했으며 738명(약 58%)은 노쇠 전 단계, 195명(약 15%)은 노쇠 상태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전체 노인 가운데 136명(약 11%)이 변비 환자였다. 건강한 노인의 경우 변비 환자가 약 4.4%(15명)불과한 반면 노쇠 노인은 약 18.5%(195명 중 36명)가 변비를 가지고 있어 그 비율이 약 4.2배 높았다.

반대로 노인 변비 환자들이 주관적 피로감, 활동성, 보행 속도,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 등 노쇠 세부 지표들에 해당하는 비율도 최소 1.1배에서 최대 1.7배 더 높았다.

신체 노쇠 정도에 따른 변비 유병률 분석 그래프
신체 노쇠 정도에 따른 변비 유병률 분석 그래프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로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 활동량이 크게 줄어 변비 증상이 생긴 노인이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신체 노쇠의 신호일 수 있어 부모님이 먼저 말씀하시지 않더라도 혹시 배변 횟수가 1주일에 세 번 미만인지 등 변비 증상은 없으신지 여쭤볼 필요가 있다”면서 “변비와 신체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섬유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맨손 운동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소화기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센트럴 소화기병학(BMC 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