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 양육비 중 의료비 지출 비중이 예년에 비해 낮아졌지만 언어발달 지연 등 재활치료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은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대한신생아학회(회장 김창렬, 한양대구리병원)가 11월 19일 발표한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환경 실태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이른둥이 부모 4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먼저 이른둥이 부모들은 이른둥이 자녀를 위해 연평균 의료비로 100만원 이상 지출하고 있었다. 100만원 이상 지출한다는 응답자 51.3%를 차지했으며 1,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6.6%를 기록했다.

지출 비용 중 가장 큰 항목은 식비(41.7%)였으며 의료비(36.5%), 교육비(9.6%) 순이었다.

지난 2018년 조사와 비교해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됐다. 이는 올해 1월 1일부터 만 5세 미만의 이른둥이 외래 진료비 본인 부담이 5% 낮아졌고 이른둥이 의료비에 대한 정부 지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이른둥이들의 응급실 방문 및 재입원률은 40.5%로 2018년보다 다소 감소했으며 입원 이유로는 호흡기 감염(45.7%)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뒤를 이어 수술(16.4%), 기타 감염(10.3%)이 차지했다.

특히 호흡기 감염의 주요 원인 바이러스로는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을 유발하는 RS 바이러스(25.7%)가 가장 많았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22.4%), 로타 바이러스(11.4%) 등이었다.

만삭아에 비해 이른둥이에게 더 우려되는 바이러스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9.7%가 RS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처럼 이른둥이들은 RS바이러스에 감염된 경험과 감염 우려가 높았지만 관련 예방접종은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인 55.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대한신생아학회는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에 대한 보험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의 범위가 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RS 바이러스 예방접종 시 보험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생후 24개월 미만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이 있는 소아 △10월~3월(RSV 유행 계절)에 생후 6개월 이하인 32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 △RSV 계절에 출생해 손위 형제자매가 있는 36주 미만으로 태어난 이른둥이다.

결국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다태아(쌍둥이) 및 외동인 이른둥이는 고가의 예방접종을 본인 부담으로 맞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응답자의 89.4%는 ‘다태아와 외동을 포함한 모든 이른둥이에게 보험급여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참고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이른둥이 다태아 비중은 27.1%, 손위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는 무려 71.8%에 달한다.

이른둥이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재활치료를 위한 전문시설 부족과 치료를 받기까지의 장기간의 대기시간 등도 문제로 꼽았다.

이른둥이 자녀의 발달 지연 개선을 위해 재활치료를 받은 경우는 23.6%로 나타났다.

재활치료를 받을 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부모들은 치료기관 방문에 따른 시간적 부담(37.7%)과 비싼 치료 비용(28.0%), 전문시설 및 인력의 부족(25.4%) 등이라고 답했으며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전문시설은 있으나 대기가 너무 길어서(29.4%)’가 가장 높았다.

또 인근에 전문시설이 없어서(20.6%),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20.6%), 비싼 치료 비용(23.5%) 등 재활치료를 위한 전문시설 및 시간 여유 부족과 비용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대한신생아학회는 이른둥이들의 재활치료와 연관해, 올해 처음으로 이른둥이들의 언어발달 지연과 관련한 인식도 살펴봤다.

그 결과 이른둥이 자녀가 말이 늦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무려 31.6%에 달했으며, 이들 중 실제 검사를 시행한 이른둥이의 25.0%는 언어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반면, 언어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한 비율은 46.3%에 그쳐, 이른둥이들의 언어발달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과 적극적이고 적절한 치료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이른둥이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양육에서 어려운 점으로 양육 정보 부족(39.5%), 양육 인력 부족(22.7%)을 가장 많이 답했으며 경제적 부담과 주변의 시선 및 편견이라는 응답도 각각 21.4%, 11.6%로 조사됐다.

아울러 ‘더 이상 자녀를 낳지 않을 예정’이라는 응답이 59.1%로 그 이유로는 향후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봐 걱정된다(30.6%),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23.1%)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대한신생아학회 김창렬 회장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9년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1명 수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출생아는 줄어드는 반면, 전체 출생아 중 이른둥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른둥이에 대한 관심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면서 “특히 이른둥이는 출생 이후 2~3년간의 집중적인 케어가 매우 중요하고, 발달 등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만삭아보다 더 높아 앞으로 이른둥이들의 재활치료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학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