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수명 높지만 건강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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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기대수명 높지만 건강은 “글쎄”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08.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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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건강 양호 인지율’이 OECD의 평균 67.9% 대비 32%로 최저 수준
보사연 신정우 센터장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선 73%가 ‘건강양호’ 답변”
기초 자료 조사환경 등이 OECD 국가와 다른 데서 기인하는 문제로 분석
신정우 센터장
신정우 센터장

지난 7월 1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 정보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건강 양호 인지율)이 32.0%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았다.

OECD 평균인 67.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인 기대 수명(82.7년)이 OECD 평균(80.7년)보다 2년이나 높은데도 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이는 기초 자료 조사환경이 OECD 국가와 다른 데서 기인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문항 배치와 설문 문구 등도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8월 28일 발간한 ‘보건복지 ISSUE & FOCUS’ 제390호에서 정보통계연구실 신정우 통계개발연구센터장, 김혜인 연구원, 김희년 전문원이 공동 집필한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 수준에 대한 인식, 과연 OECD 국가에 비해 크게 부정적인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 조사가 이뤄지는 방식과 내용에서 차이가 있는 통계지표를 OECD 회원국 지표와 단순 비교한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주관하는 건강영양조사에 기초해 해당 지표를 산출, OECD에 제공한다. 이 조사는 조사 대상자가 이동 검진 차량에 방문해 건강검진(혈압 측정, 신체 계측, 폐 기능 검사, 근력 측정, 구강 검사, 채혈 및 채뇨, 눈 검사, 이빈인후 검사)을 한 후, 건강 수준에 대한 인식 정도에 답하는 방식이다. 반면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는 가구 방문에 기초한 면접 조사를 통해 건강에 대한 인식 수준을 확인한다.

국내에서 조사원의 가구 방문을 통해 이뤄지는 건강 수준 인지에 관한 다른 조사를 보면 건강영양조사와 확연한 차이가 난다.

가장 최근 도입된 의료서비스경험조사에서는 건강 양호 인지율이 73.4%로 매우 높게 나왔다. 한국복지패널은 61.6%, 사회조사에는 48.1%가 건강수준이 양호하다고 응답했다.

신정우 센터장은 “현재 OECD 발행물을 중심으로 널리 인용되고 있는 건강 양호 인지율 32.0%는 수치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 간 비교 가능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며 “그 동안 겉으로 드러난 이 수치만 보고 ‘우리나라 국민은 건강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받아들여 왔지만, 과연 이 수치가 우리나라 국민의 인식을 대표할 수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엇에 기인한 문제인지를 살펴보는 노력이 뒤따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인지하는 건강 수준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 센터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는 혈압 측정 등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영양 상태를 실제로 확인하는 것에서 조사의 가치를 찾을 수 있으며,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응답자의 건강 수준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여기에서 확인된 건강 양호 인지율 정보를 국제 비교의 자리에 내세워 우리나라 국민의 일반적 상황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 개의 국내 조사에서 건강이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2.0%에서 73.4%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이는 각 조사의 조사 환경, 문항 배치, 설문 문구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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