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연봉 5억에도 의사 못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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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연봉 5억에도 의사 못 구해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8.1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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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에 수술 봉합·처방도 간호사가…불법의료 만연
보건의료노조, 의사 등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촉구

지방 공공병원 의사 연봉이 최고 5억을 넘는 상황에서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의사 부족으로 간호사가 환자 수술 봉합·처방 등 불법의료들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는 8월 1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의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의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대형 병원에서 의사가 부족해 의사 업무를 간호사 등이 하는 불법의료가 만연하고 환자 안전까지 위협받는다는 사실은 의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면서 “의사협회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인센티브를 더 줘야 한다고 하지만, 이미 지방 공공병원 의사 연봉이 최고 5억을 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인센티브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나 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는 불법의료 근절과 환자 안전을 위해 의사인력 확충을 촉구한다”면서 “파업에 돌입한다면 대한의사협회와는 정반대의 요구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정부·환자·의사·보건의료노동자들이 의사 부족과 불법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상급종합병원 간호사가 불법 의료 실태를 고발해 화제가 됐다.

가면을 쓰고 현장 실태를 증언한 간호사는 “간호사가 공공연하게 의사 업무를 하고 있다. 수술과 처방 등 불법 의료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정작 사고 발생 시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면서 “간호사도 불법임을 알지만 가장이기에 두려움을 느끼며 매일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게 맞나 고민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간호사는 “현재 간호사가 대신 하고 있는 일을 할 의사가 충원돼야 한다”면서 “의사 수가 부족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최전선을 담당한 공공의료기관 노동자는 공공의료 확충을 호소했다. 박영미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지부장 직무대행은 “전체 병상 수 중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코로나19 치료의 75%를 담당했다. 공공병원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 수준의 대응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전담병원으로 운영하며 병원 운영의 어려움이 생겨 이를 호소했지만, 일부 지방의료원에선 임금 체불까지 발생하는 등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의 충분한 지원이 없다면 대부분의 공공병원이 곧 한계에 봉착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환자 안전 위협하는 불법의료 근절 △의사 인력 확대 및 공공의과대학 설립 △의사 및 간호사 등 필수보건의료인력 확충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보건의료인력 문제의 체계적 해결 △공공의료기관 확대와 공공의료기관 설립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코로나 19로 분투 중인 의료현장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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