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타협이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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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타협이 우선돼야
  • 김완배
  • 승인 2006.02.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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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전공의협, 출산휴가 허용 등 근무환경 개선 성과 적지 않아
전공의 노조 설립문제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와 맞물려 점차 구체적이고 가시화되고 있다.

의협 역사상 두번째로 의사들의 직접투표로 뽑는 의협회장 선거에 나선 8명의 후보 전원이 전공의 노조설립에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의협회장 선거에서 전공의 유권자수가 의협회장 선거에서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때 어느 후보라도 전공의들이 추진하고 있는 전공의 노조설립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전공의 노조설립문제는 의약분업 시행이후 의권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의사단체들이 앞다투어 전공의들과 의과대학생들을 투쟁 전면에 앞세우는 과정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의약분업 시행으로 젊은 의사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란 관측속에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은 의료계의 의권투쟁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며 사실상 주도했다.

의권투쟁이후 의협회장선거가 의사들의 직접투표로 결정되는 직선제로 바뀌면서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한 젊은 의사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 전공의 표심이 의협회장 당락을 좌우하게된 상황에서 전공의 노조 설립문제가 급진전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공의들이 노조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은 전공의 근무환경 문제와 직결된다. 지난 2004년 전공의측의 국가인권위원회 제소로 전공의들의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사실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전공의들에게 동정적인 여론이 형성됐었다. 이후 병원경영자들의 단체인 대한병원협회와 전공의협의회는 수차례에 걸친 논의와 협의를 통해 전공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 적지 않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근무환경을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협의회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협의를 통해 전공의 중소병원 파견 근무를 허용하는가 하면 병협 사무국내 사무실 설치, 출산휴가 인정 등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가능한 노력을 모두 기울여 왔다.

병협은 또 국공립병원에 국한돼 지급되고 있는 수련보조수당을 전 수련병원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대국회 활동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정부의 예산상의 문제로 관철시키지 못하고 있다.

전공의 노조설립이 전공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이루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문제는 문제해결 방식이 지금처럼 대화와 협상을 통하지 않고 노조의 강력한 무기인 쟁의와 파업을 동원하게 될 경우다.

전공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문제는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져 굳이 노조설립이란 강수를 두지 않고도 얼마든지 대화와 타협으로 차근차근 이뤄나갈 수 있다. 병협도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테스크포스를 설치하고 수련병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앞으로 3년간 의료계를 이끌 수장을 뽑는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전공의들의 표만 의식해 모두 전공의 노조를 지지한다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수련병원 역시 의료계의 핵심적인 기관이다. 의사들이 적대시할 상대가 아니다. 전공의노조 설립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잃게될 것을 따져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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