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이러스, 변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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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바이러스, 변신 시작
  • 윤종원
  • 승인 2005.12.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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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로슈 제약회사)에 내성을 나타냄으로써 변신을 시작한 것으로 우려된다.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열대질병병원 바이러스학자인 메노 데 종 박사는 베트남에서 AI증세로 입원해 타미플루가 투여된 8명 중 4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2명(13살, 18살 소녀)은 나중 검사 결과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데 종 박사는 이 두 환자가 감염초기에 적정단위의 타미플루가 투여되고 공격적인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13세 소녀는 증세가 나타난 지 하루도 안 돼 타미플루가 투여되었다. 베트남의 AI환자들은 감염된 후 4-7일 지나 병원을 찾는 것이 보통이며 이 때에는 타미플루의 효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두 환자에게서 채취된 AI 바이러스는 H5N1의 N에 해당하는 표면단백질 뉴라미니다제(neuraminidae) 유전자에서 H274Y 변형이 발견되었으며 이것이 타미플루에 대해 강력한 저항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데 종 박사는 말했다.

AI 바이러스는 뉴라미니다제라는 효소를 이용해 감염된 세포에 달라붙는데 타미플루는 이 효소를 차단하는 뉴라미니다제 억제제이다.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12월22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힌 데 종 박사는 이는 AI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변이를 일으키면서 타미플루에 내성을 갖기 시작한 증거라고 말했다.

웨일 코넬 의과대학의 독감전문의 앤 모스코나 박사는 타미플루의 적정 투여단위가 너무 낮은 것 아니냐면서 투여단위가 낮으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변이를 일으킬 기회를 주기 때문에 내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스코나 박사는 또 공급이 달리는 타미플루를 사재기한 사람들이 잘못된 단위를 투여해 AI 바이러스의 내성을 촉진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직 실용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타미플루와 같은 뉴라미니다제 억제제인 렐렌자(글락소스미스클라인 제약회사)는 두 가지 흠이 있다. 하나는 흡입하게 되어 있어서 일부 환자에게는 적당치 않으며 또 하나는 폐에 대해서만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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