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하나와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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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하나와 앨리스"
  • 윤종원
  • 승인 2004.10.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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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의 이와이 슈운지 감독은 신작 "하나와앨리스"로 돌아온다.(11월12일 개봉)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러브레터"의 뭉클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하나와…"를 선택해도 후회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감독은 "러브레터"의 애뜻함과 "4월 이야기"의 설렘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 위에 사춘기 소녀들의 발랄함을 더했다.

줄거리의 전반적인 줄기는 언뜻보면 평범해 보이는 2녀1남의 삼각관계. 윗 꼭지점에는 꽃미남이지만 왠지 조금은 멍해 보이는 남자 미야모토(가쿠 도모히로)가, 아래의 두 꼭지점에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인 하나(스즈키 안)와 알리스(아오이 유)가있다.

미야모토를 먼저 "찜"한 쪽은 하나. 짝사랑 끝에 미야모토가 다니는 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그가 활동하는 만담 동아리에 가입하기까지 한다. 기회는 몰래 뒤를 좇던 어느날 갑자기 다가온다. 책에 한눈을 팔던 미야모토가 문에 부딪혀 길거리에서 기절하게 된 것.

"선배! 기억 안나요?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했잖아요". 미야모토를 "순간" 기억상실증 환자로 몰아버린 하나. 어리둥절한 미야모토는 하나의 말을 그저 믿어버리고 만다.

이젠 앨리스가 미야모토를 만날 차례. 하나가 만들어낸 미야모토의 거짓 기억속에 앨리스는 미야모토가 하나를 만나기 전 만났던 여자친구다. 이것저것 의심하는 미야모토에게 하나가 둘러대던 것이 일이 커져버린 것.

진짜 문제는 미야모토의 마음이 앨리스쪽으로 기울면서 시작된다. "내가 왜 앨리스와 헤어지고 하나를 사랑하게 된 거지?"

영화는 이렇게 삼각관계를 뼈대로 해서 진행되지만 진짜 재미는 그 위에 붙어있는 살들에서 나온다.

알리스의 철없는 어머니(아이다 쇼코)를 비롯한 주변 캐릭터들이나 전작들에 비해 풍부해진 유머를 담은 에피소드, 그리고 숨이 멎을 듯 감독 특유의 서정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화면은 "꽃"(하나.花)처럼 예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묘한 매력으로 빚어졌다.

특히 세 남녀가 함께하는 해변 시퀀스나 오디션장에서 발레를 하는 알리스의 모습은 가장 빛나는 장면이다. "러브레터" 이후 이와이 슈운지 감독과 호흡을 맞춰 온 시노다 노보루가 촬영 감독을 맡았다.

젊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을 받고 있는 두 여배우 스즈키 안과 아오이 유의 영리한 연기도 인상적이다. 상영시간 1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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