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신경과학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이러한 연구보고서 2건이 발표됐다고 BBC인터넷 판이 24일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에릭 피터슨 박사는 이 중 한 연구보고서에서 자폐아의 부모 40명과 정상아의 부모 40명을 대상으로 뇌 조영을 실시한 결과 자폐아와 정상아의 뇌 구조 차이가 자폐아의 부모에게서도 관찰되었다고 밝혔다.
피터슨 박사는 자폐아와 그 부모는 행동계획과 모방을 담당하는 뇌부위인 운동피질과 기저핵이 보통사람보다 크고 얼굴표정과 같은 사회적 정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인 체성감각피질(somatosensory cortex)은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뇌 뒤쪽의 소뇌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두엽도 보통사람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피터슨 박사는 밝혔다.
한편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의과대학의 브렌든 나세위츠 박사는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서 자폐아와 그 형제들은 감정을 처리하는 뇌부위인 편도가 모두 위축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자폐아의 형제들은 남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 자폐아들의 공통된 특징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다고 나세위츠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자폐증연구소(ARC)의 사이먼 배런-코엔 박사는 자폐증 유전자가 자폐아만이 아니라 그 직계가족에게도 뇌기능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자폐아의 직계가족이 자폐아와 같은 뇌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폐증세는 없는 이유는 자폐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20여 가지 유전자 중 일부만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배런-코엔 박사는 설명했다.
배런-코엔 박사는 자폐아와 그 가족이 일부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뇌 구조의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폐증 환자의 이러한 특징적 뇌 구조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자폐증 위험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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