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보건상태 치명적 위기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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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보건상태 치명적 위기상황
  • 윤종원
  • 승인 2004.10.14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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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전염병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의료체제마저 무너져 이라크인의 생명이 전쟁 때보다 오히려 더 위태롭다는 이라크 임시정부 조사결과가 13일 공개됐다.

이라크 보건부가 2003년 이라크 전쟁 후 처음으로 국민 건강과 의료서비스 실태를 조사한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장티푸스와 결핵 등 치명적 전염병들이 이라크 전역에 창궐하고 있다고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수년간의 무관심과 치명적인 경제 제재, 두 차례 전쟁 등의 결과로 한때 중동 최고 수준을 자랑했던 이라크 병원과 보건소 체제가 전쟁과 약탈로 심하게 망가지고 의료진도 떠나면서 위기가 가중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알라딘 알완 이라크 보건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이라크 재건 지원국회의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사담 후세인 통치 하에서 이라크인의 건강상태와 의료서비스 수준이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한때 요르단, 쿠웨이트 등과 비슷했던 이라크의 보건 수준은 현재 수단이나 예멘, 아프가니스탄 등 최빈국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 직후 보건소 3곳 중 1곳, 병원은 8곳 중 1곳꼴로 집기와 냉장고, 에어컨 등을 약탈당하거나 파괴됐다.

또 물 공급난과 공중위생시설 부족으로 장티푸스가 급증해 올 1.4분기에만 무려 5천460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도시에서는 5가구 중 1가구, 농촌에서는 5가구 중 3가구가 안전한 식수를 구할 수 없는 상태다.

빈곤율도 크게 높아져 2003년의 경우 인구의 약 27%가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10여년간 계속된 내정 불안과 국제 제재로 모자 건강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며 어린이 3명 중 한 명 꼴은 만성 영양실조 상태로 홍역, 볼거리, 황달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젖먹이와 어린이의 건강상태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개선됐던 1990년대에 이라크에서는 어린이 사망률이 2배 이상 증가, 1990년에서 1998년 사이 첫 돌 전에 사망한 젖먹이의 비율이 1천명당 40명에서 10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임산부 사망률도 같은 기간에 거의 3배로 늘어나 임산부 10만명 중 279명이 출산 도중 사망했고, 성인 사망률 증가로 남녀 모두 평균 수명이 60세 이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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