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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기저귀 감염 연구에 치명적 한계
요양병원협회 “의료폐기물공제조합 보고서 신뢰성 의문”
비교 대조군 및 선행연구 부재, 질환과의 연관성도 규명 못해
2019년 07월 14일 (일) 22:58:43 윤종원 기자 yjw@kha.or.kr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최근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이하 의폐공제조합)이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일회용 기저귀에서 각종 감염성균이 검출됐다는 연구 발표와 관련, 대조군이 없고 질환과의 연관성도 규명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폐공제조합은 10일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연구책임자 서울시립대학교 이재영 교수, 위탁연구책임자 단국대학교 김성환 교수)에 의뢰해 전국 105개 요양병원에서 배출한 일회용기저귀를 조사한 결과 97곳에서 감염성균이 검출됐다는 중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의폐공제조합은 의료폐기물 수집운반업체와 소각장 운영자 등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의폐공제조합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105개 요양병원의 기저귀 중 폐렴구균, 폐렴균, 녹농균은 각각 80개, 18개, 19개에서, 대장균, 부생성포도상구균은 각각 69개, 55개에서 나왔다.

각종 화농성 염증, 패혈증 등을 초래할 수 있는 황색포도상구균은 74개 요양병원 기저귀에서 검출됐다는 게 연구보고서의 요지다.

의폐공제조합은 이런 연구 결과를 근거로 감염 우려가 낮은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일반폐기물로 전환하겠다는 환경부의 최근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대해 대한요양병원협회는 7월11일 “의폐공제조합의 연구보고서가 감염 우려가 없는 일회용기저귀라 하더라도 일반폐기물로 분류해선 안된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가 감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의폐공제조합이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이번 연구보고서는 연구에 필수적인 비교 대조군이 없다.

환경부의 계획은 감염 우려가 낮은 치매, 만성질환 등의 환자가 배출하는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감염병으로 요양병원 격리실에 입원한 환자의 기저귀는 연구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일반 병실에 있는 환자에서 나온 기저귀와 일반인의 대소변에서 나온 시료를 비교 분석해 비감염병 질환자가 배출한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전환하는 게 타당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연구보고서를 보면 이런 대조군과 관련한 연구가 전무하고, 선행연구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시료 확보 과정에서도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연구자는 요양병원의 ‘일반 병실’에 있는 환자들의 기저귀에서 시료를 확보해 감염성, 전염성, 위해성 연구를 진행했어야 한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의료폐기물 수거업체를 방문해 이들 업체가 수거해 놓은 105개 요양병원의 기저귀를 분석했다.

즉 해당 기저귀가 격리실 환자의 것인지, 일반병실 환자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보면 감염성 낮은 일반환자의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려는 환경부의 정책을 반대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비감염성환자의 기저귀에서 감염성균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타인에게 감염성균을 전파한다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인의 대변에서도 대장 장내세균이 100여종, 개체 수로는 100조개 이상의 유익균과 유해균이 상존할 수 있어 단순히 균이 발견된 사실만으로 감염성을 단정할 수 없고, 임상적 질환과 연관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이번 연구보고서에서 언급한 폐렴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건강한 사람도 보유하고 있는 ‘상재균’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이들 균을 감염 위험인자로 간주하면 일반인의 대변까지 의료폐기물로 분류해 소각 처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은 “인플루엔자, 반코마이신내성황색포도알균(VRSA), 반코마이신내성장알균(VRE) 등 감염병 환자들이 배출하는 기저귀는 의료폐기물로 소각처리하고, 이와 무관한 비감염성 기저귀에 한해 일반폐기물로 분류하자는 것이어서 국민들이 감염에 노출될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일본, 캐나다, 미국 등에서도 감염성이 없는 일반환자의 기저귀는 일반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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